음악의 산책/Nashville

[가요] 왜 아니올까 - 김추자

jubila 2022. 3. 23. 12:16

왜 아니올까 - 김추자










왜 아니올까
김중순:작사/김희갑:작곡

김추자



왜 아니올까 왜 아니올까
기다리는 내 마음 왜 모르시나
왜 아니올까 왜 아니올까
기다리는 내 마음 왜 모르시나

흐르는 세월 무정도 해라
가버린 사랑 야속도 해라
나는 나는 나는 어이하라고

왜 아니올까 왜 아니올까
기다리는 내 마음 왜 모르시나

*간주*

흐르는 세월 무정도 해라
가버린 사람 야속도 해라
나는 나는 나는 어이하라구

왜 아니올까 왜 아니올까
기다리는 내마음 왜 모르시나








 

 




 

 







1970년대는 치마 길이와 장발까지 통제의 대상이었다. 가요에서는 청승과 눈물의 뽕짝(트로트), 청년문화의 상징인 이른바 ‘포크송’, 그리고 댄스음악이 공존하던 시대였다.

김추자는 당시 독창적 창법과 춤으로 돋보인 국내 최초의 ‘섹시 댄스가수’였다. 1969년 관능적인 몸짓과 비음 섞인 교성으로 ‘님은 먼 곳에’를 노래한 김추자의 등장은 하나의 사건이자 충격이었다. 꽉 달라붙는 판탈롱 청바지와 뇌쇄적인 눈빛, 그리고 압도적인 노래 실력은 가요계 판도를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거짓말이야’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커피 한 잔’ ‘빗속의 여인’ ‘봄비’ ‘왜 아니올까’ ‘그럴 수가 있나요’ ‘후회’ ‘무인도’ ‘꽃잎’ 등 단조롭고 반복적인 멜로디와 묘한 바이브레이션 창법은 ‘솔 사이키 가요’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이런 김추자 앨범은 지금도 수집가들에겐 필수 소장품목이라고 한다. 김추자 음반 재킷 사진 중에는 몸이 터져라 꽉 조여 상대적으로 엉덩이가 강조된 나팔바지의 뒷모습만 보여주는 것도 있었다. 당시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 시절 김추자 노래 중 ‘꿈도 주고’라는 가사를 ‘몸도 주고’로 야릇하게 개사해 부르던 기억이 난다.

김추자는 노래 밖에서도 ‘사건’을 몰고 다녔다. 청혼을 거절당한 매니저의 끔찍한 소주병 테러 사건으로 여러 차례 성형수술을 받았다. ‘거짓말이야’를 부를 때의 손짓이 간첩에게 보내는 수신호라는 ‘김추자 간첩설’도 돌았다. 이밖에 ‘노팬티설’과 대마초 파문 등 숱한 화제로 ‘선데이서울’ 지면을 장식하곤 했다.

김추자는 1981년 결혼과 함께 홀연히 대중의 곁을 떠났다. 그동안 “된장, 고추장, 김치 담그는 데 명수”로 살았다고 한다. 그 김추자가 2014년,  33년이라는 세월을 건너뛰어 예순셋의 나이로 새로 음반을 내고 무대에서 공연을 펼쳐 화제다.

그의 공연을 두고 평가는 엇갈리는 모양이다. 나이 탓에 음정이 엇나가고 춤도 어색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추자 특유의 노래와 쇼맨십에 중장년 관객들이 열광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