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밖에 난 몰라 - 심수봉
사랑밖에 난 몰라 심수봉 그대 내곁에 선 순간 그 눈빛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땜에 내일은 행복할꺼야 얼굴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부드러운 사랑만이 필요했어요 지나간 세월 모두 잊어버리게 당신 없인 아무 것도 이젠 할 수 없어 사랑밖엔 난 몰라 무심히 버려진 날 위해 울어주던 단 한사람 커다란 어깨위에 기대고 싶은 꿈을 당신은 깨지 말아요 이날을 언제나 기다렸어요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그리운 바람처럼 사라질까봐 사랑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고 당신이 너무 좋아 |
피아노 앞에 앉아 자작곡을 연주하고 노래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여기까지는 대학가요제라는 행사에 어울렸고 보기에 좋았다. 그런데 그 곡 ‘그때 그 사람’은 트로트였다. 왜색조라는 말로 간단히 폄하되던 장르를 젊은이들의 음악 경연장에 들고 나온 여대생에게 입상은 언감생심이었다. 과거의 무언가를 가져오려거든 활주로의 ‘탈춤’ 정도는 돼야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여대생 심민경은 그렇게 기묘한 이미지만 남긴 채 물러갔지만, 이듬해 그녀는 가요계를 거의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모든 어른들의 지지를 받는 트로트계의 신성이었고, 어느새 이름마저 심수봉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작의 다음은 기구했다. 1979년 10월 26일의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심수봉은 한동안 무대에 설 수 없었다. 이듬해 영화 [아낌없이 바쳤는데]에 캐스팅되며 사운드트랙에 참여하는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수록곡 ‘순자의 가을’이 당시 영부인의 지엄하신 이름을 무단 도용하여 또 한번 신군부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후에 ‘올 가을엔 사랑할거야’로 제목이 바뀐다). 대마초보다 더 억울한 지독한 악연의 연속이었다. 사람들은 심수봉의 새 노래를 듣기 위해 1984년까지 기다려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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