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피아노] 프로코피에프 - 피아노 소나타 제7번

jubila 2022. 7. 9. 15:07

프로코피에프 - 피아노 소나타 제7번




Prokofjew, Piano Sonata No.7 in B♭ major, Op.83
프로코피에프 - 피아노 소나타 제7번

Sergei Prokofiev (1891-1953)

1. Allegro inquieto,    2. Andante caloroso,    3. Precipitato

Piano / 김준(Kim Joon)



현대 피아노 음악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1939년~1942년에 제작돤 작품으로 고전주의의 형식과 무궁동 풍의 선율이 대비가 되며 불안감, 강인함 등 전쟁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피아노 선율로 폭로하는 전쟁의 감정
프로코피예프의 1942년 완성작 〈피아노 소나타 7번〉은 일명 ‘전쟁 소나타’로 불리는 세 개의 피아노 소나타 중 두 번째 작품으로,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난해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의 소련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던 시기에 작곡된 이 작품은 전쟁의 야만성뿐 아니라 스탈린 체제 하의 폭력성을 폭로하고 있다.
고전주의적인 규칙적 프레이징과 무궁동(無窮動) 풍의 숨 가쁜 질주와 비애감으로 가득한 서정적인 음악이 정교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이 작품은, 베토벤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의 영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리스트의 고난도의 기교, 그리고 라벨의 영롱한 피아니즘을 자신만의 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통스럽고 불안한 음악으로 시작되는 음악은 슈만의 선율을 인용한 2악장에서 현실로부터 도피하려는 헛된 시도로 이어진다. 그러나 재즈 리듬을 사용한 3악장에서 다시금 현실을 직시하게 되면서 통렬한 비탄을 자아낸다. 간결하면서도 논리적인 전개 속에 비극적인 역사의 한 순간을 담아낸 이 작품은 20세기 최고의 피아노 소나타로 평가되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Prokofjew, Piano Sonata No.7 in B♭ major, Op.83

Yefim Bronfman  Piano


 

1. Allegro inquieto,    
이 악장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불안한’(Inguieto)이라는 지시어처럼, 안정적인 조성을 배제하고 거의 무조음악에 가까운 느낌으로 전개된다. 전쟁의 고통과 공포를 상징하는 악마적인 제1주제 선율에서 피아노는 거의 타악기처럼 날카롭고 압도적인 긴박감을 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제2주제는 허무하고 비탄에 찬 심정을 깊이 있는 표현으로 제시한다. 두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단편적인 모티브들이 제시되고, 피아노는 현란한 기교와 타악기적인 불협화음을 쏟아내며 혼란과 공포를 광적으로 표현한다. 애상적인 제2주제가 먼저 등장하면서 재현부가 시작되면 압축적이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종결구로 악장이 마무리된다.

 

 

2. Andante caloroso,    
풍부한 표정의 아름다운 선율과 차갑고 도회적인 느낌의 낭만성이 교차되는 악장이다. 오른손의 내성에서 우수 어린 칸타빌레 선율이 제시되면서 악장이 시작된다. 이 선율은 슈만의 〈리더크라이스〉Op.39 중 9번째 곡 ‘슬픔’에서 가져온 것으로, 담담한 선율 속에 깊은 비탄을 숨기고 있다. 템포가 조금 빨라지면서 감정이 고조되고 냉철한 우수를 담은 새로운 선율이 제시된다. 두 개의 선율이 어우러지면서 변주되고, 더욱 무거워지는 선율관 화려한 진행으로 클라이맥스를 향한다. 일련의 화음들이 마치 멀리서 울리는 장례식의 종소리를 연상시키는데 몽환적인 비통함을 연출한 뒤 깊은 울림을 이어가며 서서히 잦아든다. 마지막으로 처음의 주제가 고요하게 반복되면서 체념하듯 악장이 마무리된다.

 

 

3. Precipitato
3악장은 7/8박자의 토카타 풍의 박진감 넘치는 리듬으로 광적인 무곡을 연출한다. 양손으로 연주하는 거친 화음과 야만적으로 느껴지는 전개, 숨 가쁜 템포가 전쟁의 공포와 혼란을 압도적으로 그려낸다.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이 악장은 또한 재즈 풍의 당김음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현대적인 느낌을 물씬 자아낸다. 코다에 이르기까지 무궁동 풍으로 끝없이 음악을 고조시키면서 질주하고 폭발적인 울림의 코다에서는 공포감과 위협감을 무시무시하게 연출하면서 악장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