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교향곡] 쇼스타코비치 - 교향곡 제6번

jubila 2023. 3. 14. 07:44

쇼스타코비치 - 교향곡 제6번





Shostakovich Symphony No.6 in B minor, op.54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6번 나단조, 

Dmitri Shostakovich (1906-1975)
1. Largo,      2. Allegro,      3. Presto

Leonard Bernstein, conductor · Berliner Philharmoniker


묵직한 시작에서 경쾌한 마지막까지 격렬하게 고조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6번 b단조, Op. 54

유명한 교향곡 제5번 d단조를 발표하고 2년 뒤, 쇼스타코비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순수 기악 교향곡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바로 교향곡 제6번 b단조이다. 이 교향곡은 무엇보다 특이한 구조로 주목받아 왔는데, 3악장 구성의 교향곡 중에서 처음에 느린 악장이 나오고 그 다음에 빠른 악장이 연달아 나오는 구조는 거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더구나 각 악장은 형식적으로 매우 자유로워서 기존 형식에 끼워 맞추기 어렵고, 느린 악장의 연주시간은 나머지 두 악장의 연주시간을 합친 것보다 더 길며, 빠른 두 악장은 지나칠 정도로 광포하고 열광적이어서 첫 악장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룬다. 이런 모습은 혼란스런 반응을 야기했는데, 초연(1939년 11월 5일 레닌그라드) 직후의 반응은 ‘형식주의적 경향으로부터 더욱 자유로워졌다’는 식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어색한 구조와 삐걱거리는 병치’라는 지적을 당하는 등 혹평을 받았다.



쇼스타코비치 자신은 작품의 완성에 즈음하여 “비극성과 긴장을 특징으로 했던 ‘제5번’과 달리 신작은 명상과 서정성이 지배적”이라면서 “봄, 기쁨, 젊음의 분위기를 담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야 할지는 의문이다. 그 무렵은 바야흐로 ‘대숙청’의 시기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에 전후하던 즈음이 아니었던가.




Shostakovich Symphony No.6 in B minor, op.54

Wiener Philharmoniker · Leonard Bernstein

 

1. Largo,      
첫 악장의 문을 여는 주제는 베토벤이나 슈베르트가 썼던 장송곡의 그것을 연상시킬 정도로 어둡고 강렬하며, 이후에도 무거운 비감과 스산한 정적이 교차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격렬한 고조를 거치고 인상적인 관악 솔로들이 나타난다. 

 

 

2. Allegro,      
제2악장으로 넘어가면 스케르초 특유의 활달하고 흥미로우며 익살맞은 요소들이 떠오르지만 그 표정이 결코 밝지만은 않고, 이면에서는 유령처럼 음산한 기운마저 감지된다. 

 

3. Presto
제3악장은 갤럽 풍의 피날레로 무궁동적인 흐름 위에서 로시니,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작품들에서 취한 단편들을 비롯한 다채로운 소재들이 떠올라 어지러울 정도의 난무를 펼치다가 경쾌하면서도 요란하게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