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가곡] 향수 - 이동원 & 박인수

jubila 2023. 9. 15. 03:38

향수 - 이동원 & 박인수












향수

이동원 & 박인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음음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 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우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꿈엔들 잊힐리야!!












 

 




 

 





충청북도 옥천 고향에있는 정지용 문학관의 밀랍상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다른 시비는 일본 동지사대 교정에 윤동주 시비와 함께 있다.

정지용은 1902년 5월15일(음력)
충북 옥천군 옥천면 하계리 40번지에서 약종상을 하는 아버지 정태국과 어머니 정미하사이에서 태어났다.

그가 노래한 시 향수는
고향을 떠난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자리잡아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며 메아리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