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서곡] 모차르트 /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외)

jubila 2023. 10. 31. 03:59

모차르트 /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외)




Mozart Le nozze di Figaro KV 492
모차르트 /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The Marriage of Figaro
"Overture"

Leonard Bernstein (conductor)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1786년 초연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풍자의 미학과 유쾌한 희극적 요소가 결합된 18세기의 대표적인 오페라 부파로 꼽힌다. 전4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의 대본은 당시 대본가로 이름을 날리던 로렌초 다 폰테가 맡았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난 모차르트와 다 폰테는 이후 의기투합해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와 같은 대작들을 탄생시키게 된다. 


이탈리아어로 된 징슈필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돈 조반니〉, 〈마술피리〉와 함께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로 꼽힌다. 이 작품은 1785년에서 1786년 사이에 작곡된 전4막의 오페라 부파로 보마르셰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로렌초 다 폰테의 대본에 곡을 붙인 것이다. 18세기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수도 세비야를 배경으로 한 이 오페라는 1786년 5월 1일 오스트리아 빈 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1781년, 고향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으로 온 모차르트는 이듬 해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탈출〉을 발표하면서 오페라 작곡가로서 성공적으로 빈에 안착한다. 하지만 독일어 오페라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선보인 이 작품은 보수적인 음악가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이후 모차르트의 오페라는 한동안 침체기를 겪게 된다. 〈피가로의 결혼〉은 오랜 공백을 깨고, 모차르트가 오페라 작곡가로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 준 작품이었다.
1786년 5월 1일 빈 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 이 작품에는 ‘이탈리아어로 된 징슈필’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다. 초연 무대는 열광적이지는 않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로 공연이 이어질수록 인기가 높아졌다.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딸 난네를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네 동생의 오페라 두 번째 공연에서는 5곡이, 세 번째 공연에서는 7곡이 앙코르를 받았다”라고 적혀 있다. 〈피가로의 결혼〉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자, 살리에리와 리피니가 비슷한 시기에 각각 오페라를 완성했고, 작품의 상연을 놓고 모차르트와 경쟁을 벌이게 된다. 경쟁이 과열되자 황제가 직접 나서서 〈피가로의 결혼〉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런 경쟁 구도 속에서 모차르트의 작품은 빈에서 더 오래 상연되지 못했고, 그 해 말 프라하로 건너가 공연된다. 하지만 프라하에서의 공연은 빈에서보다 더욱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1789년 〈피가로의 결혼〉은 빈에서 재공연 된다.

사회에 대한 해학적 풍자와 비판
오페라 부파에 대한 탁월한 재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 작가 보마르셰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른바 ‘보마르셰 3부작’으로 잘 알려진 그의 희곡은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이발사 피가로와 바람둥이 알마비바 백작이 펼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부 세비야의 이발사(Le Barbier de Séville), 2부 피가로의 결혼(Le Mariage de Figaro), 그리고 3부 죄 많은 어머니(La Mere Coupable)까지 전체 3부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 1부 ‘세비야의 이발사’는 파이지엘로, 로시니, 존 코릴리아노 등이 오페라로 만들었고, 모차르트는 그 중 1부의 속편 격인 2부 〈피가로의 결혼〉을 선택했다.
알마비바 백작의 시종인 피가로와 백작 부인의 하녀 수잔나의 결혼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해프닝을 다루고 있지만, 작품 안에는 백작이 하녀를 상대로 행사하려는 초야권이라는 악습, 그리고 하인이 백작을 골탕 먹이는 설정, 백작 부인과 하녀 수잔나가 서로 옷을 바꿔 입는 장면 등 귀족 사회와 신분 제도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요소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장치들은 계급 사회에서 시민 사회로 전환되는 18세기 유럽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용)

피가로의 결혼을 둘러싼 하루 동안의 해프닝

저녁에 있을 결혼식을 앞두고 피가로와 수잔나는 백작이 내어 준 신방에 신혼 가구를 들일 준비를 한다. 수잔나는 피가로에게 백작이 자신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고 말하고 수잔나의 이야기를 들은 피가로는 백작에게 복수할 마음을 먹는다. 의사 바르톨로는 피가로와의 오래된 원한 때문에, 마르첼리나는 피가로를 좋아하는 흑심이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피가로의 결혼을 방해할 음모를 꾸민다. 마르첼리나는 오래 전 피가로가 돈을 빌려가면서, 돈을 갚지 못하면 결혼하겠다고 서명한 각서를 이용하기로 한다.
수잔나가 홀로 있는 방에 미소년 시동 케루비노가 수잔나를 찾아온다. 그 때, 백작이 수잔나의 신방으로 들이닥치고 놀란 케루비노는 의자 뒤로 숨지만 이내 백작에게 들키고 만다. 그 때, 피가로가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백작이 초야권을 폐지한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추켜세우며 백작이 수잔나에게 초야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미리 선수를 친다. 화가 난 백작은 케루비노를 군대에 보내는 것으로 화풀이를 한다.
한편, 백작 부인은 자신에 대한 백작의 사랑이 식어버렸음을 슬퍼하고 있다. 이 때, 수잔나와 피가로가 들어와서, 백작 부인에게 백작의 속셈을 이야기하고, 세 사람은 백작을 혼내 줄 계략을 꾸민다. 수잔나가 백작에게 정원에서 밀회를 하자고 한 뒤 그 곳에 케루비노를 여장시켜 내보내 현장을 덮치기로 한다.
수잔나와 백작 부인이 케루비노를 여자로 변장시키고 있을 때, 백작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급히 케루비노를 옷방에 숨기지만 백작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옷방을 열어보려 한다. 하지만 수잔나가 기지를 발휘해 케루비노는 정원 밖으로 뛰어내려 탈출하고 위기를 넘긴다.
수잔나는 계획대로 백작에게 저녁에 정원에서 만나자고 한다. 그 시각 마르첼리나의 각서를 둘러싸고 피가로의 결혼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다. 재판정에서 피가로는, 자신도 귀한 신분이라며 증표를 보여주는데, 그 증표를 본 마르첼리나는 피가로가 자신이 예전에 낳은 아들임을 알게 되고 재판은 무효가 된다.
백작 부인과 수잔나는 백작을 확실히 유혹하기 위해 거짓 편지를 쓰고,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수잔나는 써 놓은 편지를 백작에게 슬쩍 건넨다.
수잔나와 백작 부인이 서로 옷을 바꿔 입고 등장한다. 백작 부인은 수잔나 옷을 입은 채 백작을 기다리고 있고, 백작 부인으로 변장한 수잔나는 피가로에게 다가간다. 잠시 후 나타난 백작은 수잔나 옷을 입은 백작 부인을 수잔나로 알고 수작을 건다. 옷을 바꿔 입은 줄 모르는 피가로는 이 모습에 분개하지만, 마침 백작 부인 행세를 하며 곁에 있던 수잔나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피가로의 오해를 풀어준다.
풀숲에 숨어있던 피가로와 백작 부인 옷을 입고 함께 있는 수잔나를 본 백작은,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며 한바탕 소란을 부린다. 하지만 진짜 백작 부인이 나서서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오히려 수잔나를 유혹하려던 백작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백작은 용서를 구하고 모두가 화해를 하고, 유쾌한 결혼식 피로연을 즐기러 간다.




Mozart Le nozze di Figaro KV 492
Orchester der Deutschen Oper Berlin
Karl Böhm

 

1막 피가로의 카바티나, ‘그대가 춤추기 원하신다면  (Se vuol ballare) 
1막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피가로의 유명한 카바티나이다. 신혼방을 꾸미며 한껏 들떠 있던 피가로가, 약혼녀 수잔나에게 백작이 흑심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부르는 노래이다. ‘그대가 춤추기 원하신다면 기꺼이 노래를 불러드리고 기타도 쳐 드리겠지만, 수잔나에게 흑심을 품은 그 비밀을 이제 알았으니 가만 두지 않겠다.’며 백작의 속셈을 저지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2막 백작 부인의 아리아, ‘사랑의 신이여 위로를 주소서    (Porgi amor)
2막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백작 부인의 아리아이다. 3막에 등장하는 ‘좋았던 시절은 어디에(Dove Sono)’와 함께 백작 부인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아리아로 꼽힌다. “사랑의 신이여, 나의 눈물과 한숨을 위해 위로를 주소서. 남편의 사랑을 돌려주소서.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죽음을 주소서”라는 애절한 가사를 수놓는 멜로디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식어버린 백작에 대한 야속한 마음과 사랑을 잃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백작 부인의 간절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2막 케루비노의 아리아, ‘사랑의 괴로움 그대는 아는가     (Voi che sapete) 
바지 역할의 대표적인 배역인 미소년 케루비노가 부르는 두 곡의 아리아는 〈피가로의 결혼〉에 활기를 더하는 요소로 꼽힌다. 케루비노가 1막에 등장해 여자를 보면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고 노래하는 ‘나도 나를 잘 모르겠네’라는 아리아를 부른 후, 2막에서는 군대에 가기 전 연모하던 백작 부인에게 바치는 마지막 선물로 달콤하고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데 그 곡이 바로 ‘사랑의 괴로움 그대는 아는가’이다. 입대 때문에 우울한 감정과 백작 부인을 향한 사랑의 고백까지 담은 이 아리에타 형태의 노래는 남편의 사랑을 잃고 가슴 아파하는 백작 부인의 감정이 이입되면서 서정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3막 백작 부인과 수잔나의 편지의 이중창,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불어와    (Sull'aria) 
3막에 등장하는 편지의 2중창,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불어와’는 백작을 유혹하는 편지를 쓰는 장면에 등장하는 백작 부인과 수잔나의 2중창이다. 백작 부인이 내용을 부르면 수잔나가 받아 적는 방식으로 편지를 쓰고, 그 장면은 백작 부인의 선율을 시간차를 두고 수잔나가 따라가는 형태의 음악으로 묘사되었다. 8분의 6박자에 3도 화음이 아름답게 진행되는 2중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