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관현악] 베토벤 - 현악 사중주 제13번

jubila 2024. 2. 6. 06:51

베토벤 / 현악4중주 제13번 




Beethoven String Quartet No.13, Op 130, in B flat major 
베토벤 / 현악사중주 제13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1, Allegro ma non troppo-Allegro,    2, Presto,     3, Andante con moto ma non troppo, 
4. Alla dnaza tedesca(Allegro assai),     5. Cavatina-Adagio molto esperssivo,     6. Finale-Allegro

Quatuor Ebène 
Pierre Colombet, violin I,   Gabriel Le Magadure, violin II,   
Adrien Boisseau, viola,       Raphaël Merlin, cello















“베토벤 후기 현악 4중주는 현대음악이다”란 말이 있다. 베토벤 당대에는 그의 후기 현악4중주들이 우리가 요즘 현대음악을 대하는 것 이상으로 난해하고 녹록지 않게 받아들여졌을 거란 얘기다. 그만큼 심원한 경지를 보여주는 베토벤의 후기 현악4중주는 12번부터 16번까지 모두 다섯 곡이다. [현악 4중주 13번](Op.130)은 베토벤이 1825년 11월에 작곡을 마쳤다. 출판한 순서대로 번호를 붙였기 때문에 13번인데 사실은 순서대로 보면 열네 번째로 작곡된 현악 4중주이다. 이 작품은 1826년 3월 21일 슈판치히 4중주단의 연주로 초연됐고 1827년 출판됐을 때 니콜라이 갈리친에게 헌정됐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와 2호는 지금도 우주를 비행하고 있다. 보이저 2호는 약 63억 마일 이상 떨어져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미 십여 년 전 태양계의 최 외곽에 위치한 행성을 지나쳤지만 태양계를 구성하는 마지막 물체와 작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4만년이나 더 여행할 예정이라 한다. 아마도 2020년쯤까지 탐사를 계속하게 될 것이다. 보이저 2호에는 금으로 코팅된 동판 레코드가 내구성 있는 알루미늄 재킷에 넣어져 함께 발사됐다. 그 안에는 수많은 지구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 넣었다. 여기에는 피그미족 소녀들의 노래, 불가리아 양치기 소녀의 노래, 페루 여성의 결혼식 노래, 중국 청나라 때의 음악, 아제르바이잔의 플루트 2중주 등 세계 각국의 특색 있는 노래들이 담겼다.

클래식 음악 가운데는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2번] 1악장, 모차르트 [마술피리] 중에서 ‘밤의 여왕의 아리아’,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마지막 부분 [제물의 춤],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전주곡과 푸가 C장조 1번’,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1악장 등이 담겼는데, 현악 4중주 형태로 실린 곡도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하는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3번] 가운데 5악장 ‘카바티나(Cavatina)’이다.

독립된 악장으로 출판된 6악장 ‘대푸가’
베토벤이 갈리친 후작에게 헌정한 [현악 4중주는 12번 Op.127], [13번 Op.130], [15번 Op.132] 세 곡이다. Op.127의 초연 후에 Op.130과 Op.132가 거의 같이 진행됐고, 1825년 7월에 Op.132가 먼저 완성된 이후에 이어서 Op.130이 11월 완성되었다. 작곡 순서대로 보면 Op.127이 통상적인 4악장 구성, Op.132는 5악장, 그리고 Op.130은 6악장 형태로 악장수가 하나씩 늘어나 있다. [현악 4중주 13번 Op.130]은 원래 6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었고 6악장이 ‘대푸가’였다. 들어보면 알 수 있지만 ‘대 푸가’는 상당히 격렬한 작품이다.
 
초연 뒤에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는데 대체로 호평을 받았지만, 일부 사람들로부터 불평을 샀다. 특히 ‘대푸가’ 부분을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출판업자는 베토벤을 설득해서 6악장을 다른 곡으로 바꾸도록 했다. 그래서 나중에는 6악장 피날레가 좀더 가벼운 분위기의 알레그로로 바뀌었다. 새로운 피날레는 마지막 [현악4중주곡인 16번 Op.135]의 완성 전후인 1826년 9월부터 11월까지였다. 베토벤은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상에 눕게 되어 알레그로를 끼워넣은 피날레가 최후에 완성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새롭게 단장한 [현악4중주 13번]은 베토벤의 사망(1827년 3월 26일) 직후 초연, 출판되었고 원래의 마지막 악장은 ‘대푸가’라는 이름으로 독립된 작품으로 출판됐다.

베토벤은 말년에 푸가를 아주 좋아했다. 종악장을 주로 푸가로 끝내곤 했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피아노 소나타 31번], [교향곡 9번]의 마지막 악장에 푸가가 사용됐다. 6악장이라는 색다른 구성을 하고 있는 이 곡의 2악장과 4악장은 모두 간주풍의 음악이다. ‘카바티나’라는 제목이 붙은 5악장은 매우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 만년에 베토벤의 심경을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거기서 느껴지는 슬픔을 배가시키기 위해 대푸가를 배치한 것은 아니었을까? 요즘은 작곡가 베토벤의 원래 의도를 존중해서 가끔은 6악장을 알레그로 대신에 대푸가를 써서 연주하는 경우도 있다. CD에는 [현악 4중주 13번]과 [대푸가]가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베토벤의 음악만큼 격동의 19세기 초를 효과적으로 웅변하는 예술작품도 드물 것이다. 나폴레옹과 사연이 있는 '영웅' 교향곡이나 '운명' 교향곡, '열정' 소나타의 파괴력은 지금 들어도 '혁명의 시대'를 상징하는 듯하다. 하이든, 모차르트가 이룬 고전음악의 절정에서 시작한 베토벤의 음악은 이제 그 절정이 더 이상 진전할 수 없는 한계 속에서 막 분열을 시작하는 순간들을 이루고 있다. 마치 핵불열로 야기되는 엄청난 에너지를 내는 것 같은 그의 음악을 통해 이제 서양음악은 거대한 해체의 황혼기에 들어서는 것이다.   19세기 초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가 교차하는 시기였다. 낭만주의는 18c중반 이후 인간소외와 계몽주의로 개인의 자유가 각성된 상황 속에서 본격화된다. 외롭고 자유로운 개인의 주관적인 시각은 세계의 어둡고 불투명한 면에 주목하는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 대혁명(1789)의 금욕적인 시민정신은 새로운 고전주의의 발흥을 낳게 되었으며 혁명의 신념이 객관적인 세계관을 요구하는 가운데 낭만주의는 잠시 후퇴하게 된다. 하지만 혁명의 진보적 정신이 반동세력에 의해 꺽이고 나폴레옹 전쟁이 전 유럽을 휩쓸자 사람들, 특히 지신인과 예술가들은 모든 신념이 불확실해지는 가운데 이전보다 더한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제 다시 주관적인 예술관이 득세하는 것이다.
  베토벤의 작품들은 고전주의의 완성도 높은 구성미가 살아있는 동시에 이를 깨트리려는 힘도 가득하여 단순히 한 가지 양식으로 규정하기가 힘들다. 그의 음악은 유동적인 순간들로 가득하며 특정 시대에 머물지 않는 현재 진행적 호소력을 지니는 것이다. 그의 모든 작품들이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말년의 현악 4중주들이야말로 고전과 낭만의 동거가 두르러지는 작품들이다.
  '현악4중주'는 고전 음악을 대표하는 장르이다. 단순히 귀족들의 여가시간을 장식하던 이 장르는 하이든, 모차르트에 의해 정교한 음악구성의 결정체로 자리 잡게 된다.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와 교향곡 창작을 모두 마치고 자신의 최후의 순간에 현악 4중주와 함께 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그의 생애는 음악의 낭만주의가 꽃피우는 거대한 흐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후의 결실이 이루어질 때에 그와 함께 한 것은
이제 시대의 중심에서 벗어날 '현악4중주'였다. 다채롭고 풍성한 음향적 힘을 애용할 그의 후배들에 의해 현악4중주의 간결한 짜임새는 곧 음악의 주변부로 밀려날 운명이었다. 베토벤은 죽음을 앞두고 낭만주의 정신을 일깨우는 개인적인 심정의 토로를 가장 고전적인 장르를 통해 이루게 된다. 12번에서 16번에 이르는 그의 후기 현악4중주들은 죽는 순간까지 한쪽으로의 타협을 거부한 베토벤의 치열한 정신력의 산물들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현악4중주 13번'(1825)에 장엄한 해체음악적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 

6악장짜리 곡인데 "사랑스런 사중주"로 불릴 만큼 전체적으로 예쁜 곡이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5악장 카바티나는 정말 소름이 끼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다음악장이 충격적이고도 이상한 "대푸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판업자와의 피할 수 없는 마찰로 인하여, 좀 더 가벼운 악장으로 다시 쓰여졌으며 대푸가는 17번으로 독립했다. 그래서 CD를 사면 보통 13번과 대푸가가 함께 들어있다.





Beethoven String Quartet No.13, Op 130, in B flat major 
Guarneri Quartet

 

1, Allegro ma non troppo-Allegro,    
소나타 형식.
 유니즌으로 시작되는 장중한 서주부는 1악장에서 자주 나타난다.
 자유로운 환상곡풍의 특징이 나타난다.
14마디 서주 뒤에 제1바이올린이 제1주제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 주제와 제2바이올린이 대위적으로 연주하는 선율은 제1주제의 주요동기이다.
 제2주제는 첼로에 의해 연주된다.
아다지오 마 논 트로포 3/4박자-알레그로 B flat 장조 4/4박자 유니즌으로 연주되는 무거운 서주의 선율은 이 악장중에 자주 나타납니다 전개부가 매우 작으며, 코다도 또한 서주와 제1주제의 단편적인 곡으로 매우 환상적인 작곡 방법입니다.
* 이 곡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갈리친 공작의 의뢰에 따라 작곡된 3곡 가운데 하나로써, 1825년 7월말에 a단조 Op. 132의 4중주곡을 완성한 뒤에 바로 정리되어서 11월에 완성을 보았다. 작곡번호는 반대로되어 있으나 소위 갈리친 사중주곡 중에서는 가장 뒤늦게 완성된 곡입니다.

 

 

 

2, Presto,     
겹세도막 형식. 통상적인 2악장은 안단테인데,
 이 곡에서는 3악장이 안단테이고 2악장에 빠른 프레스토를 넣었다.
1악장과 3악장 사이의 간주곡으로 여겨질 만큼 짧은 프레스토이다.
처음에는 헝가리 민속 무곡인
차르다시를 연상시키는 야성적인 템포를 보여주며 춤곡 지그의 특징도 나타나는데,
경쾌하고 발랄한 코다로 마무리된다.
장조의 중간부(6/4박자)를 지닌 작은 3부 형식으로 간주적 성격의 악장입니다
*초연은 1826년 3월에 슈반치히 현악사중주단에 위해 행하여졌는데, 출판사 아리탈리아 등의 의견도 넣어서 무거운 분위기의 종악장을 다시 고쳐 쓰게 되었으며, 11월초에 마쳤다. 베토벤이 비인으로 돌아와서부터는 병상에 들어 누웠기 때문에, 이 새롭게 다시 쓰여진 종악장은 Op.135와 함께 베토벤의 최후의 작품이었던 것입니다.

 

 

 

3, Andante con moto ma non troppo, 
아름다운 정서가 흘러 넘치는 느린 악장.
처음부터 끝까지 여린 연주에 장중한 맛이 있다.
제1주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제2주제는 제1바이올린에 나타난다.
마지막에 중간 부분의 주제가 조용히 다시 등장한다. 
아름다운 대조를 이루는 제1, 제2주제, 더하여 전개부에서 나타나는 칸타빌레의 새로운 주제와, 악상의 풍부한 악장 코다는 상당히 큽니다
*이 새로운 종악장을 붙인 초연은 생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1827년 4월 22일 베토벤 타계의 4주 정도후에 행하여졌다. 처음에 종악장으로써 쓰여진 대 푸가는 그 때문에 따로 떨어진 작품이 되었으며, 단독으로 1827년 5월에 출판되었다. 그것이 Op.133의 대 푸가 입니다.

 

 

 

4. Alla dnaza tedesca(Allegro assai),     
경쾌한 독일풍 춤곡 렌틀러를 사용하고 있다.
1부는 제1주제 그룹과 제2주제 그룹으로 구성되며 각각 반복된다.
제2부는 이와 대비되는 선율적인 주제로 이루어지고,
후반부는 변주되어 16분음표 펼침화음으로 이루어진 선율을 제1바이올린이 연주한다.
독일 무곡풍의 소박한 선율에 의한 3부형식의 렌틀러로 이러한 무곡을 현악사중주곡의 한가지 악장에 놓은 것도, 후기의 자유로운 작풍의 특징입니다.
오늘날에는 Op.130은 베토벤이 다시 고쳐 쓴 종악장에 의해 연주되는 것이 보통으로, 이 앨범도 그렇게 되어 있는데, 때로 베토벤의 당초 의도를 재현하기위해 대 푸가를 종악장에서 연주하는 경우가 있다 이 곡은 전 6악장으로 되어있으며, 고전적인 현악 4중주곡의 4악장 형식을 대담하게 뛰어 넘고 있습니다

 

 

 

5. Cavatina-Adagio molto esperssivo,     
이 악장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에는 절묘함마저 깃들어 있다.
 제1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제1주제는 유난히 우아하고 아름답다.
제2부 선율은 단순한 반주에 실려 제1바이올린으로 연주된 후
다시 제1부의 주제를 되풀이하여
 코다로 들어간다.
형식은 단순하지만, 감칠맛 넘친다
만년에 견딜수 수 없는 외로움을 비추어낸 슬픈 음악으로, 베토벤 자신도 이 작곡은 눈물과 함께 행하여 졌으며, 만들어낸 성과에는 매우 만족했다고 전한다. 충실한 울림위에 너무나도 아름다운 선율이 불리워 집니다
*또한 각 악장은 과거 중기 양식의 장대한 구성감이 없으며 Op.127에 비교 하더라도 현저하게 소품적, 환상적 성격이 강하다. 전곡의 길이는 분명하게 큰데, 마음의 명암의 주름을 자잘하게 음의 구릉에 짜넣어 가는 자유로운 기분이 작은 악장의 병열이라는 형태를 취하게 한 것일 것이다

 

 

 

6. Finale-Allegro
론도 소나타 형식. 힘차고 유쾌한 악장이다.
주제는 간결하며 간혹 러시아풍을 떠올리게 된다.
원래의 6악장은 규모가 큰 푸가로 만들었으나
 독립된 ‘대푸가’ Op.133으로 출판하였고 나중에 다시 새로운 피날레를 썼다.
대푸가와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훨씬 밝고 이해하기 3쉽게 씌어졌다.
이 악장은 전술한대로, 나중에 부가되어 쓰여진 것으로, 독립되어 나간 대푸가와는 반대로 산뜻한 음악이지만, 규모는 500소절에 가까운 거대한 것이다. 종악장에는 아무래도 대규모의 음악을 두어 마땅하다고 하는 생각 에서 였으리라 본다.
형식은 론도 소나타 형식이며, 전개부에서 새로운 주제를 낸 뒤에, 론도 주제에 의한 강력한 푸가풍의 전개가 있으며, 여기에 이 악장의 클라이막스가 구축되었다. 그리고 론도 주제와 제2주제가 재현된 뒤에, 재차 제2의 전개부와 긴 코다를 전개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깃들은 작곡자의 마음은 상당히 연약한 탄식의 색조를 띠고 있다. 그러한 연약함을 초극하려고 할 때, 베토벤은 가끔 강력한 푸가 형식을 사용하였다. 소품성이 짙은 5악장의 조곡풍적인 환상뒤에 거대한 푸가를 두고 일견 기묘한 언밸런스를 애써 피하려 하지 않았던 베토벤의 초지는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