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Nashville

[가요] 안개속으로 가버린 사랑 - 배호

jubila 2024. 4. 15. 15:09

안개속으로 가버린 사랑 - 배호












안개속으로 가버린 사랑

배호


사랑이라면 하지 말 것을
처음 그 순간 만나던 날부터
괴로운 시련 그칠 줄 몰라
가슴 깊은 곳에 참았던 눈물이
야윈 두 뺨에 흘러 내릴 때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


사랑이라면 하지 말 것을
처음 그 순간 만나던 날부터
괴로운 시련 그칠 줄 몰라
가슴 깊은 곳에 참았던 눈물이
야윈 두 뺨에 흘러 내릴 때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














 

 




 

 

 












배호의 본명은 배만금으로 중국 산동성 태생이다.
아버지 배국민(1912~1955)은 대한광복군 제 3지대 중사 출신의 독립운동가였던 사람 이었으며 3살 때 대한민국의 광복 이후 부모를 따라 한국에 돌아왔다.
어릴적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아버지가 1955년 과음으로 인한 간경화로 사망하고 그 이후 부산에 있는 이모의 집에서 살다가 공부에 영 흥미를 붙이지 못해 부산 삼성중학교를 중퇴하고 어머니의 권유 아닌 강요로 서울에 있는 외삼촌 김광빈(1922~2008)의 집으로 가게 된다.

배호라는 예명도 이때 김광빈이 지어주었다.
그 이후 1958년부터 1964년까지 외삼촌 김광수, 김광빈 악단, 미군 부대, 동화, 천지 카바레, mbc악단, 김인배 악단 등에서 드럼을 연주하며 음악활동을 시작했으며 6~7인조 캄보 밴드 <배호와 그 악단> 을 결성해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후 '굳바이', '두메산골' 등의 곡을 취입하지만 별다른 히트를 치지 못했고 배호는 여전히 가수를 부업으로 하는 드러머였다.
그가 부른 초기의 곡들은 트로트가 아닌 재즈나 라틴음악 등이 섞인 스탠더드 팝 계열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1967년 배상태가 작곡한 트로트 곡 <돌아가는 삼각지>가 히트하였고 그는 곧 1960년대 최고의 인기 가수로 자리잡았다.
그 이후 '안개낀 장충단공원', '누가 울어'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10대 가수에 선정되는 등 그의 앞날은 창창했다.

그러나 그는 1966년부터 앓아온 신장염으로 꾸준히 고통을 받고 있었고 건강이 채 회복될 틈도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몸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었다.
이후 1971년, 배호는 라디오 출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비를 많이 맞게 되는데, 이 때문에 감기몸살에 걸린 배호는 쓰러지게 되고 여기에 복막염까지 합병증으로 겹쳐 1971년 11월 7일, 어머니 김금순, 누이동생 배명신, 작곡가 배상태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타계하였다.
이때 그의 나이 29세에 미혼이었다.

사실, 대구 공연에서 만난 여성팬과 약혼까지 했는데 배호가 임종 직전에 약혼녀와 눈물의 이별을 해야 했다.
어머니 김금순씨(1918 ~1995)와 누이동생 배명신씨(1953 ~ 2003)도 그의 사후 가난에 시달려 비참하게 삶을 마감해야 했다.

그의 장례식에서는 최희준, 현인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과 어머니, 누이동생이 참석했고 소복을 입은 여인들이 길게 늘어섰다고 하며, 이날 장례식에서는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낀 장충단공원> 등 고인을 대표하는 히트곡과 함께 유족들과 동료들, 스승들의 서글픈 흐느낌들이 울려퍼젔다 한다.
묘지는 경기도 양주시 신세계 공원묘지에 있는데, 여기에 어머니와 동생의 묘까지 함께 있다.
1981년 MBC에서 특집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수' 1위에 선정되었고, 2005년엔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은 국민가수 10인'으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요절한 후에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배호와 함께 일한 음악인이 훗날 흡사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를 발굴하고자 했지만, 음악 실력 및 목소리 활용 능력 측면에서 차이가 있어 포기했다는 일화도 있다.
신장염에 복막염까지 앓는 중에도 박자, 음정에 흐트러짐 없이 정확한 음정을 선보인 고인의 실력에 비하면 손색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호의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프랑스에서 재즈바를 운영하는 프랑스인이 소개되었는데, 그가 배호의 곡을 라이브에서 연주하면서 배호를 알게 된 외국인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2003년 10월 20일에 대한민국 가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옥관 문화훈장'이 추서되었으며, 2003년부터 '배호 가요제'가 열리고 있다.
2005년 5월 20일에는 소담출판사에서 배호 평전이 출간되었으며, 삼각지의 한 거리가 '배호 길'로 명명되기도 했다.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은 전우 작사, 나규호 작곡의 노래로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낀 장충단공원' 등과 함께 배호의 대표적 인기곡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