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는 총 8개의 즉흥곡을 남겼고, 이들은 네 곡씩 묶여서 각각 Op.90과 142로 따로 출판되었다. 이들 피아노 소품에 ‘즉흥곡’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은 슈베르트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처음 Op.90의 첫 두 곡이 1827년 출판되었을 당시 이 곡의 출판업자였던 하슬링거가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특히 Op.142의 네 곡은 슈베르트가 죽은 뒤 한참이 지난 1838년이 되어서야 출판이 되었고 거장 리스트에게 헌정되었다.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
소나타의 네 개 악장에 비견되는 네 개의 즉흥곡
슈베르트의 음악을 흠모해 마지않았던 작곡가 슈만은 Op.142의 네 곡이 피아노 소나타의 네 개의 악장과 같다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슈만이 주장한 대로 Op.142의 네 곡이 처음부터 피아노 소나타의 네 악장으로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이 네 곡 사이에서 강한 연결고리를 발견함으로써, 이 곡들이 단순히 따로따로 작곡되어 느슨하게 엮인 모음집이 아니라, 응집력 있게 계획된 하나의 ‘세트’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특성은 이미 또 다른 짧은 소품집, 〈악흥의 순간〉의 여섯 곡 사이에서 발견되는 사실이기도 하다.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
2번 알레그레토(A♭장조)
슈베르트의 피아노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손꼽히는 곡이다. 3/4박자를 계속해서 거스르는 듯한 싱커페이션이 주제 전반에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 독특한 리듬형은 네 번째 곡에서 같은 조성(A♭장조)과 함께 다시 등장한다. 또한 이러한 리듬형은 슈베르트의 유명한 〈미완성 교향곡〉의 1악장 2주제의 리듬으로도 쓰이기도 했다. 시작 부분의 우아한 선율과 아름다운 화성은 독특한 리듬과 함께 쉽게 기억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간부의 트리오는 D♭장조로 되어 있고, 흐르는 듯 움직이는 셋잇단음표로 구성되어 있다. 이 셋잇단음표의 쉼 없는 움직임에서도 슈베르트적인 선율이 솟아나와, 이 곡의 성악적인 특징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3번 주제와 변주(B♭장조)
이 변주곡의 주제는 슈베르트의 극부수음악 〈로자문데〉의 유명한 도입음악에서 가져온 것이다. 주제는 우아하면서 단순하다. 중간에 단조로 전조되는 부분을 거쳐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3개의 부분으로 나뉘는 구성을 보여준다. 곡은 총 5개의 변주로 이루어진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알보인과 로자문데〉(1615)
1변주: 주제가 부점 리듬을 가진 선율로 변주된다.
2변주: 주제의 콜로라투라적인 변주이다. 주제 선율은 가볍게 움직이는 장식적 음형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중간의 단조부는 싱커페이션 리듬으로 강조된다.
3변주: b♭단조로 되어 있다. 노래하는 프레이즈는 마치 〈방랑자 환상곡〉의 아다지오 악장을 떠올리게 할 만큼 유려하다.
4변주: 곡은 G♭장조로 옮겨가고 주제 선율은 조각이 난다.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왼손의 멜로디는 우아하면서도 즐겁다.
5변주: 2변주의 콜로라투라보다 더욱 복잡하고 화려한 형태로 나타난다. 마지막에는 주제가 다시 회상되면서 조용한 코다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