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관현악] 하이든 현악(아포니) 4중주

jubila 2022. 1. 11. 18:04

하이든 현악(아포니) 4중주

 


Haydn The Apponyi quartets Op.71 & 74 (Hob.III:69~74)
하이든 현악(아포니) 4중주


Franz Joseph Haydn, (1732~1809)

J. Haydn - Hob III:69 - String Quartet Op. 71 No. 1 in B flat major

1. Allegro,      2. Adagio,      3. Menuetto: Allegretto,      4. Finale: Vivace


Performers: Festetics Quartet.


현악 4중주 71번 (Op.71-3/Hob.III:71)
아포니 4중주는 일반적으로 Hob.III:69~74의 여섯 곡을 포함하는데, 이 곡들은 세 곡씩 Op.71과 Op.74로 나누어 출판되었다. 〈현악 4중주 71번〉은 Op.71로 출판된 전반부 세 곡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수록된 곡이다.
E♭장조의 1악장은 비바체의 활기차고 빠른 템포로 시작한다. 으뜸화음이 확실한 시작을 알리듯 강렬하게 제시되고 나면 두 마디에 걸쳐 위엄이 느껴지는 모티브가 제시된 후 리드미컬한 모티브들이 이어지는데, 이 부분은 훗날 베토벤의 교향곡에도 영향을 주었다. 영웅적인 분위기를 지닌 조성으로 E♭장조를 즐겨 사용했던 베토벤은 하이든의 이 곡에서 〈‘영웅’ 교향곡〉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어지는 2악장 안단테 콘 모토는 딸림음조인 B♭장조로 전개되는 변주곡 형식이다. 이 곡의 후반부에서는 음악이 마치 끝난 것처럼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되는 재미있는 음악이 펼쳐진다. 이렇게 듣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하이든의 유머러스함은 〈‘놀람’ 교향곡〉에서 사용한 것과도 유사하다. 미뉴에트로 전개되는 3악장에 이어서 4악장 피날레 비바체에서는 단순한 주제 선율을 대위법적으로 풍성하게 전개해 가는 음악의 발전 과정이 화려하다.



하이든이 영국 연주에서 돌아온 후인 1793년에 작곡한 여섯 곡의 현악 4중주로, 헝가리 출신의 아포니 백작에게 헌정되어서 ‘아포니 4중주’로 불린다.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풍부하고 극적인 음향, 화려한 기교 등을 강조한 이 4중주들은 공공 음악회에서도 적합한 레퍼토리로 사랑 받았다.



공공 연주를 위한 현악 4중주
하이든은 1791년과 1792년, 영국 런던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밖을 벗어나 본 경험, 그리고 외국에서 받은 열광적인 환대는 하이든에게 무척 새롭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아울러 육십에 접어드는 그의 창작열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었다.
성공적인 영국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후, 하이든은 현악 4중주의 작곡에 착수했고 1793년에 여섯 곡을 완성했다. 이 곡들은 모두 헝가리 출신의 안톤 아포니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열렬한 음악 애호가였던 아포니 백작은 직접 현악 4중주 멤버로 활동할 만큼 연주 실력 또한 뛰어났다. 평소 하이든과도 친분이 두터웠는데 두 사람은 음악 외에 프리메이슨 동지라는 면에서도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든이 〈아포니 4중주〉를 쓰기 직전에 완성한 작품은 〈제2토스트 4중주〉의 곡들로, 이 작품들은 하이든의 런던 체류 시절, 교향곡과 함께 잘로몬 콘서트에서 연주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하이든은 이때의 감흥을 기억하면서 새로 작곡하는 〈아포니 4중주〉 역시 런던 무대에서 연주할 것을 염두에 두고 곡을 구상했다. 공공 음악회에서 다수의 청중을 고려하면서 작곡한 4중주는 분명 이전의 현악 4중주와는 달랐다. 귀족의 살롱이나 소규모의 공간을 위한 내밀하고 친밀한 음악 대신 오케스트라의 음향을 연상시킬 만한 극적이고 풍부한 사운드, 청중의 귀를 사로잡을 만한 빠르고 화려한 기교, 각 성부들 사이의 명확한 대비와 긴장감 넘치는 음악의 구조 등을 강조하는 음악이 탄생했다.

현악 4중주를, 좁은 공간에서 연주하는 사적인 음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대중을 위한 콘서트 음악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제공한 〈아포니 4중주〉는 하이든의 현악 4중주 작곡의 큰 전환을 가져왔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 〈아포니 4중주〉는 이후 등장하는 여러 4중주의 모델이 되었으며, 베토벤의 초기 교향곡의 관현악법과 화성 진행에도 영향을 주었다.
전체 여섯 곡으로 구성된 〈아포니 4중주〉는 세 곡씩 나누어서 두 차례에 걸쳐 출판되었는데, 처음 세 곡은 1795년 런던의 코리=뒤세크 사에서 Op.71로, 나중에 완성된 세 곡은 1796년 빈의 알타리아 사에서 Op.74로 각각 출판되었다. 〈아포니 4중주〉는 1794년 3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잘로몬 콘서트에서 세 차례에 걸쳐 초연되었으며,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J. Haydn - Hob III:74 - String Quartet Op. 74 No. 3 in G minor

1. Allegro non molto,     2. Largo assai,      3. Menuetto; Allegretto,     4. Finale: Allegro con brio

Performers: Festetics Quartet.

 

 

현악 4중주 74번 ‘기사’ (Op.74-3/Hob.III:74)
아포니 4중주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현악 4중주 74번〉은 ‘기사’(Rider)라는 부제로 알려져 있다. 이 제목은 하이든 자신이 직접 이름 지은 것은 아니며, 1악장의 시작 부분에 등장하는 음형이 마치 기사의 말발굽 소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앞서 작곡된 다섯 곡의 4중주가 모두 공공 음악회를 염두에 두고 작곡되었지만 이 곡의 경우는 특히 실험적이고 기교적인 면이 강조되었다.
넉 대의 현악기가 모두 독립적이고 동등하게 진행하며, 각각의 악기들의 개성을 표출시킬 수 있는 기교적인 패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1악장 알레그로는 시작 부분에 앞꾸밈음이 있는 도약진행이 경쾌한 말발굽 소리와 유사하게 박진감을 준다. 2악장 라르고 아사이는 1악장과는 대조적으로 극단적으로 느린 빠르기 속에서 풍부한 서정성을 느끼게 하며, 마지막 피날레 악장에서는 다시 한 번 기사의 말발굽 소리, 말을 타고 달려가는 듯한 박진감을 주는 빠르고 기교적인 패시지들이 이어진다. 싱커페이션 리듬형, 스타카토, 점 리듬 등을 통해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