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 - 교향곡 제3번
Mendelssohn, Symphony No.3 in A minor, Op.56 ` 'Scottish' 멘델스존 / 교향곡 제3번 '스코트랜드' 가단조, 작품.56 Jakob L. F. Mendelssohn (1809∼1847) |
1. Andante con moto, 2. Vivace non troppo, 3. Adagio, 4. Allegro vivacisimo Orquesta Sinfónica de Galicia Rumon Gamba, director ![]() 멘델스존에게 음악적 영감을 던져준 에딘버러에 위치한 메리 여왕의 성. |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3번 <스코틀랜드>는 1842년 완성된 곡이다. 이 곡은 멘델스존이 20세 때인 1829년 7월 런던에서 연주여행을 마치고, 친구인 시인 ‘카를 클링게만’과 함께 스코틀랜드로 여행을 떠나, 수도 에딘버러의 ‘홀리루드城’의 유적을 찾게 되었는데, 그는 거기서 263년 전 메리 여왕의 총신 ‘리지오’가 잔인하게 살해된 이유에 대한 얘기를 듣고, 그 느낌을 음악으로 스케치하였다고 한다. 멘델스존은 이때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신비로운 1악장을 작곡했다고 말했다. 그 당시에 멘델스존이 가족에게 쓴 편지다. “옆에 있는 예배당은 이제 지붕조차 없다. 무성한 잡초와 담쟁이 넝쿨로 뒤덮이고 폐허가 된 제단 위에는 스코틀랜드 여왕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썩고, 지붕도 없는 곳에 내버려져 있다. 나는 오늘 그곳에서 스코틀랜드 교향곡의 시작 부분을 발견했다.” 멘델스존이 말한 그 느낌은 이 곡의 제1악장 도입 부분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멘델스존은 이후 다른 곡을 쓰느라 이 곡을 뒤로 미루어 두었다가 13년이 지난 1842년에 가서야 비로소 완성하였다. |
1829년에 처음으로 영국을 방문한 멘델스존은 이 점잖은 신사의 나라 영국을 그 어떤 나라보다 좋아했다. 런던 필하모닉을 지휘하며 그 자신의 [교향곡 1번]을 영국인들에게 선보인 그는 피아노 독주회와 자선음악회를 열며 영국 청중을 매료시켰다. 당시 멘델스존이 주도한 음악회에선 소프라노 마리아 말리브란과, 피아니스트 이그나츠 모셀레스, 플루티스트 루이스 드루에 등, 한 자리에 모으기도 힘든 스타 음악가들이 출연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몇 개월간 영국에서 음악활동을 하던 멘델스존은 7월 중순에 카를 클린게만과 함께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계획했다. 멘델스존 일행은 글래스고와 에딘버러 등을 여행하며 스코틀랜드의 삶과 문화를 체험했다. 비록 멘델스존은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 소리와 민속음악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8월 7일에 핑갈의 동굴을 방문했을 때는 깊은 영감을 받아 [핑갈의 동굴] 서곡의 도입부 악상을 떠올리기도 했다. 또 메리 여왕이 살던 궁전을 방문해 강한 인상을 받은 멘델스존은 1829년 7월 30일자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황혼 무렵에 우리는 메리 여왕이 살았던고 또 좋아했던 궁전에 갔습니다. 그 곳의 회전식 계단을 오르면 작은 방이 있는데, 그들은 이 계단을 올라가 그 방에서 리치오를 발견하고 그를 끌어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방 세 개쯤 지난 어두운 모퉁이에서 그를 죽였지요. 그 옆에 있는 예배당은 지금도 지붕이 없고 풀과 담쟁이가 무성하지만, 그 부서진 제단 앞에서 메리 여왕은 스코틀랜드의 여왕으로 즉위할 수 있었습니다. 그 주변은 모두 허물어지고 황폐해져서 하늘이 훤히 보이게 구멍이 나있습니다. 나는 오늘 그곳에서 [스코틀랜드 교향곡]의 도입부를 생각해냈습니다. 음악적 영감을 던져준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 스코틀랜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왕인 메리 여왕은 15세의 어린 나이에 프랑스 궁정으로 시집갔지만 병약한 국왕이 2년 만에 서거해 17개월간 프랑스 여왕직을 보유했던 인물이다. 이후 메리는 스코틀랜드로 돌아가 25년간 스코틀랜드 여왕으로 있었으나 나중에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에게 처형되며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 멘델스존이 스코틀랜드 메리 여왕의 궁전에서 회상해낸 사건은 질투가 심한 메리 여왕의 남편 헨리 스튜어트가 메리 여왕의 신하 리치오와 메리 여왕과의 사이를 의심해 리치오를 죽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의 흔적을 담고 있는 메리 여왕의 성은 멘델스존에게 강한 충격으로 다가와 스코틀랜드 교향곡의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멘델스존이 [스코틀랜드 교향곡]을 완성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시기의 멘델스존은 다른 여러 작품들을 마무리해야 했을 뿐 아니라 완벽을 추구하는 그의 성품이 작용하면서 [스코틀랜드 교향곡]의 작곡은 한없이 늦춰졌던 것이다. 그 사이 멘델스존은 이 작품을 그대로 둔 채 [이탈리아 교향곡]에 손을 대기도 했지만 [스코틀랜드 교향곡]의 악보는 한동안 내버려 두었다. 마침내 [스코틀랜드 교향곡] 전곡의 완성을 본 것은 1842년 1월의 일이었다. 결국 이 교향곡은 멘델스존의 성숙기 교향곡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완성된 셈이다. 멘델스존이 [스코틀랜드 교향곡]을 완성하기까지 13년이란 긴 시간이 걸린 것은 그의 완벽주의 성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이 작품을 특히 어렵게 생각했던 탓도 있다. 스코틀랜드의 이국적 풍경과 월터 스코트의 소설, 스코틀랜드의 민속음악 등이 멘델스존의 영감을 자극했다 할지라도 이 모든 요소들을 통일적인 음악 아이디어로 표현해내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멘델스존이 1831년에 남긴 메모를 보면 그 어려움을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이 교향곡은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멀리 달아난다. 스코틀랜드의 안개에 싸인 것 같은 분위기를 표현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오랜 기간 고민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스코틀랜드 교향곡]은 그 뛰어난 작품성으로 인해 음악평론가들의 찬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멘델스존 음악의 주된 특징인 선율의 아름다움과 고전적 균형감, 유연한 흐름이 돋보일 뿐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안개에 싸인 분위기를 담은 여린 음량이 음악의 분위기를 주도 하고 있어 이 작품은 ‘피아니시모 교향곡’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안개 속 스코틀랜드 풍경과 같은 음악적 분위기 멘델스존의 [스코틀랜드 교향곡]은 모두 4개의 악장으로 되어있으나 베토벤 [교향곡 제9번]과 마찬가지로 2악장과 3악장의 순서가 바뀌어 2악장이 빠르고 3악장은 명상적이다. 전 악장은 각 악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연주되어 통일성이 느껴진다. 각 악장 사이의 긴밀한 연속성과 민속적인 색채, 풍부한 오케스트라 음향은 이 교향곡의 진정한 매력이다. 그 때문에 이 교향곡엔 어린 시절의 멘델스존이 보여주었던 동화적이고 가벼운 음향보다는 신중하고 진지한 면이 더 강조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진지함이야 말로 이 작품의 개성이다. [스코틀랜드 교향곡]에 사용된 주제 선율들은 전반적으로 아름답고 풍부하기 때문에 처음 들어도 친근감을 준다. 1악장 도입부의 멜로디는 신화적으로 숭고하며, 이어지는 빠른 음악은 밀도 높은 텍스추어를 보여주며 풍부한 음향을 뿜어낸다. 소박한 민요선율이 돋보이는 빠른 2악장에선 클라리넷의 재기발랄한 노래가 인상적이다. 멘델스존이 스코틀랜드 민속음악을 친근하고 맛깔스럽게 제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작곡가 바그너도 크게 감탄한 바 있다. 2악장이 소박하고 친근한 반면, 명상적인 3악장은 브람스의 음악을 연상시킬 정도로 중후하다. 아마도 이 음악에서 멘델스존은 스코틀랜드의 흘러간 역사를 상기해냈는지도 모르겠다. 4악장에선 다시 활기찬 민속 춤곡 선율이 이어지며 듣는 이들을 한껏 고양시킨다. 리드미컬한 현악기의 주제는 생기발랄한 느낌을 전해주고 클라리넷과 오보에의 음색은 간혹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 소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
Mendelssohn, Symphony No.3 in A minor, Op.56 ` 'Scottish' Christoph von Dohnányi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
1. Andante con moto, |
주부 알레그로 운 포코 아지타토 a단조 6/8박자. 서주부는 명상적이며 조용하고 우울하게 연주되어 침통한 기분을 일으킨다. 제 1테마는 애수를 지닌 감미로운 멜로디로 스코틀랜드의 무곡을 연상케 한다. 제 2테마는 활기에 찬 e단조이다. 발전부와 재현부를 지나 마지막에 안단테의 서주부가 다시 연주된다. |
2. Vivace non troppo, |
제 2악장은 제 1악장에 계속되어 연주되는데, 작곡자 자신은 스케르초라고 했다. 이 악장은 스코틀랜드의 쾌활한 무곡 풍인 제 1테마가 중심으로 되어 있다. 제 2테마는 아주 소박하다. |
3. Adagio, |
처음에 d단조 2/4박자의 짧은 서주가 있고 곧 A장조의 주부가 나타난다. 느리고 서정적이며 낭만적인 내용을 담았다. 제2테마는 클라리넷이 연주한다. 일종의 무언가라고 할 수 있다. |
4. Allegro vivacisimo |
처음부터 세차게 나가다 전투적인 제 1테마가 나타난다. 계속해서 활기찬 제 2테마가 중심이 되는 소나타 형식이다. 긴 종결부의 후반은 알레그로 마에스토조 아사이 A장조 6/8박자의 스코틀랜드의 민요와 비슷한 선율로 눈부신 느낌을 주며 끝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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