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피아노] 슈만 - 피아노 소나타 제3번

jubila 2022. 6. 29. 10:29

슈만 - 피아노 소나타 제3번




Schumann, Piano Sonata No.3 in F minor Op.14
‘Concert sans orchestre’
슈만 피아노 소나타 제3번 바단조, ‘관현악이 없는 협주곡’

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1. Allegro brillante,   2. Scherzo, Vivacissimo,   3. Quasi Variazioni, Andantino de Clara Wieck,   4. Prestissimo possibile

Vittoria Quartararo, piano




슈만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3번 f단조〉는 비교적 초기인 1836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그는 ‘관현악이 없는 협주곡’이라는 부제를 붙이고 당대의 뛰어난 피아니스트 이그나츠 모셸레스에게 헌정했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슈만으로서는 드물게 화려한 기교를 과시하는 작품이다. 그는 1853년에 이 곡을 개정하면서 ‘대소나타(Grand Sonata)’라고 제목을 변경하고 보다 간결한 형식으로 수정하였다.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담은 음악
 슈만이 이 곡을 쓰기 시작한 1835년은 약혼녀였던 에르네스티네와 이별하고 클라라 비크와의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 때였다. 상처를 딛고 새로운 사랑으로 벅차오르는 기쁨을 표현하듯 슈만은 이 작품의 곳곳에서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음악적 상징으로 담아내고 있다. 특히 ‘클라라 주제에 의한 변주곡’으로 잘 알려져 있는 3악장은 클라라가 쓴 선율을 주제로 한 변주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선율이 전체 작품의 중심적인 모티브로 사용되고 있다.
 
슈만이 처음 완성한 〈피아노 소나타 3번〉의 형태는 2개의 스케르초 악장을 포함한 5악장 구성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출판했던 출판업자 하슬링거는 이 2개의 스케르초 악장을 생략하고 3악장 구성으로 출판하였다. 슈만은 이후 1853년의 개정판에서 새로운 스케르초 악장을 덧붙여 4악장 구성으로 재출판하였다.

〈피아노 소나타 3번〉은 슈만의 작품 중 예외적으로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면서도 전체적으로 특유의 짙은 우수를 담고 있다. 특히 형식적으로 매우 정교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다른 피아노 소나타보다 규모를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악장들이 긴밀한 연관성을 만들어냄으로써 통일성을 구현하고 있다. 3악장에서 사용된 클라라의 주제를 중심축으로 하여 4개의 악장을 하나의 시정으로 응축하고 있다. 이처럼 탄탄한 구성 속에서 고난이도의 기교로 펼쳐지는 음의 향연은 환상적이면서도 깊은 낭만적 시정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탁월하게 연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단조 조성을 통해 애수어린 느낌을 이어가지만, 피날레 악장에서 F장조로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화려하고 열정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Schumann, Piano Sonata No.3 in F minor Op.14
‘Concert sans orchestre’

Piano : Vladimir Horowitz

 

1. Allegro brillante,   
f단조의 1악장은 왼손의 활기찬 선율과 오른손의 화려한 반음계 선율이 만들어내는 힘찬 서주로 시작된다. 강렬한 화음의 서주에 이어 마침내 열정적인 1주제가 제시된다. 1주제는 3악장의 클라라의 주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내성부는 대위법적으로 진행한다. 뒤이어 독특한 리듬의 2주제가 피아니시모로 제시되면서 1주제와 대비를 이룬다. 발전부는 제시부에서 흐르듯이 이어져 2주제로 시작되고, 뒤이어 1주제를 빠르게 모방하는 격렬한 스트레토로 진행한다. 재현부에 이어지는 긴 코다 역시 1주제의 스트레토로 격정적인 클라이맥스를 구성하면서 화려하게 마무리된다.

 

 

2. Scherzo, Vivacissimo,   
b♭단조의 2악장은 격렬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느낌의 스케르초 악장이다. 1주제는 클라라의 주제를 기반으로 한 격정적인 선율로 이루어지고, 2주제는 대위법적으로 전개된다. 트리오 부분에서도 2개의 주제선율을 사용하는데, 내성부에서 역동적인 리듬으로 제시되는 주제에 이어 오른손에서 옥타브 진행의 새로운 주제선율이 제시된다. 뒤이어 스케르초 부분이 격렬하게 반복되면서 악장이 마무리된다.

 

 

3. Quasi Variazioni, Andantino de Clara Wieck,   
f단조의 이 아름다운 변주곡 악장은, 클라라가 슈만에 대한 사랑과 아버지의 반대로 고뇌하면서 쓴 선율을 주제로 하고 있다. 차분하게 하행하는 주제선율은 우아하면서도 깊은 우수를 담고 있다. 원래는 6개의 변주곡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보통 4개의 변주만을 연주한다. 첫 번째 변주는 자유로운 프레이징과 다채로운 화성변화를 보여주고, 두 번째 변주는 슈만 특유의 선율선을 보여주면서 4부합창과 같은 편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 번째 변주는 역동적인 리듬과 자유로운 화성변화로 열정적인 느낌을 연출한다. 네 번째 변주는 정교한 모방기법으로 전개되고, 코다에서 주제선율의 리듬으로 화음을 연타하면서 강렬하게 마무리된다.

 

 

4. Prestissimo possibile
3악장의 애조어린 느낌을 일순에 반전시키는 경쾌한 F장조로 시작되는 피날레 악장은 개성적인 리듬과 환상적인 분위기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소나타 악장이다. 독특한 리듬의 1주제가 격렬하게 연주된 뒤, 셋잇단음표 리듬의 경과구를 거쳐 따뜻하고 풍부한 표정의 2주제가 뒤따른다. 2주제에서는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 주고받으며 사랑의 대화를 나누듯 다정한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재현부에서는 1주제에 이어 곧 템포가 빨라지면서 카덴차풍의 화려한 기교의 향연이 펼쳐지고, 힘찬 코다로 악곡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