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피아노] 프로코피에프 - 피아노 소나타 제8번

jubila 2022. 7. 16. 10:04

프로코피에프 - 피아노 소나타 제8번




Prokofjew, Piano Sonata No.8 in B♭ major, Op.84
프로코피에프 - 피아노 소나타 제8번

Sergei Prokofiev (1891-1953)
1. Andante dolce,      2. Andante sognando,      3. Vivace

Evgeny Kissin, piano



프로크피에프의 피아노 소나타 제8번은 이른바 ‘전쟁 소나타’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1944년 최종적으로 완성된 이 곡은 제7번이 힘찬 타건을 바탕으로 화려한 엄숙미를 가진 무조적인 작품인데 비해 제8번 소나타는 서정적이고 온음계적이며 안정된 선법으로 만년의 성숙함을 보이고 있다.


프로코피예프는 쇼스타코비치, 하차투리안 등과 함께 구소련 체제 하에서 활동한 작곡가로 미국으로 망명했던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스트라빈스키 등과 다르게 공산권 작곡가 라는 멍에 때문에 국내에 거의 소개가 되어 있지 않다.
구소련 역시 예술을 정치적 선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이들 음악가들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본인이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체제 선전용 예술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코피예프의 경우 미국으로 망명할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에서 러시아로 귀국 후 환대에 마음이 움직여 영구 귀국을 선언해 버렸고 초반엔 조금은 적극적으로 스탈린에게 잘 보이기 위한 작품 활동도 하였었다.
사실 체제 선동적 음악들이 음악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고 그의 음악을 폄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심한 정치적 탄압 역시 받았기 때문에 프로코피예프 본인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하여 보기도 한다.

물론 이것으로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을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대 음악, 특히 피아노 분야에서는 도전적이고 대담한 시도로 20세기 가장 훌륭한 피아노 작품을 남긴 작곡가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현대 음악을 분류할 때 쇤베르크 등 신 빈악파를 주축으로한 무조음악과 프로코피예프로 대표되는 러시아 작곡가들의 파격적인 리듬음악으로 구분한다.
무조음악은 아무리 들어도 잘 모르겠는데 프로코피예프의 리드미컬한 음악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음악은 낭만 시대의 레가토의 무시, 피아노를 타악기로 여기는 듯한 불협화음의 난타와 대담한 화성 진행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피아노 음악의 정점은 피아노 소나타, 그 중에서도 전쟁소나타로 불리는 6,7,8번이 유명하다.
대중적으로는 7번이 가장 유명하지만 조금은 더 난해한 곡으로 평가 받는 8번에서도 연주의 난이도가 최상급인 3악장 역시 유명하다.
전쟁소나타 3부작은 2차 세계 대전 중 작곡한 곡들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Prokofjew, Piano Sonata No.8 in B♭ major, Op.84

Piano: Severin Von Eckardstein

 

1. Andante dolce,      
제1악장은 쓸쓸한 부차적인 선율이 제시된다. 이어 약간 밝고 독특한 음형의 도약을 가진 제2테마가 나온 후 제1테마를 반복한다. 다음으로 약간 활기를 지닌 펼침화음의 패시지기 반복되고, 고요한 제3 테마가 나타났다 사라지며 긴 발전부가 시작된다. 발전부는 펼침화음의 패시지가 오른손에 의해 변형되면서 이어 날카로운 불협화음이 나오다 아주 강렬한 아르페지오가 반복되고, 이것이 사그라지면, 안단테로 돌아가 악장을 마친다.

 

 

 

2. Andante sognando,      
제2악장은 3박자의 슬라브 무곡인 춤곡이다. 테마와 3개의 변주로 이루어지는데, 저음의 피치카토를 연상시키는 왼손에 실려 8마디의 테마가 연주되면, D장조로 옮겨가 테마가 반복되고 경과구를 거쳐 제1변주로 들어간다. 이렇게 제3변주까지 조심스럽게 이어가다가 조용히 마친다.

 

 

 

3. Vivace
제3악장은 화려한 코다를 가진 장대하고 전형적인 론도 형식이다. 제2테마는 특유의 빠른 스피드는 가지고 있지만 격렬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간부는 매우 크고 고전적이며, 스케르초의 트리오와 같은 표정으로 시작된다. 후반에는 집요한 바소 오스티나토 다음 피리 같은 날카로운 음형이 두드러지면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전곡을 통해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