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Nashville

[가요] 비 - 이연실

jubila 2023. 10. 16. 05:28

비 - 이연실













이연실

도시의 밤은 빗소리에 깊어만 가고
젖은 차 바퀴 소리에 나는 잠 못 이루네
오늘 밤 그대 어디에서 빗소리 듣나
가지 말라는 한 마디 나는 하질 못했네
바다가 보고싶어 떠나간다고
아주 잠시만 떠나갔다 다시 온다고
그대 떠나간 이 도시는 너무 이상해
너무 쓸쓸해 처음 본 듯 낯설기만 해

창문을 열고 빗줄기에 두 손을 벌려
차가운 빗물 맞으며 나는 눈물 흘리네
오늘 밤 그대 어디에서 이 비를 맞나
도시의 밤은 빗줄기에 점점 깊어만 가네
바다가 보고싶어 떠나간다고
아주 잠시만 떠나갔다 다시 온다고
그대 떠나간 이 도시는 너무 이상해
너무 쓸쓸해 처음 본 듯 낯설기만 해














 

 




 

 










이곡은 이연실 후기에(1989년) 속하는 곡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은 곡이 아니어서 대중들이 자주 접해보진 못한 곡으로떠나간 연인을 생각하며 도시의 빗속에서 연인을 그리는 듯한 가사이지만
"이연실 고운노래 2집"에 실린 곡들의 성격을 짚어보면 단순한 그리움의 노래가 아님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2집에 실린 곡들 면면을 살피면,
"민들레", "역", "찔레꽃", "스텐카라친", "새벽을 기다리며", "노랑 민들레", "정녕 나의 님" 같은
정치 현실 참여적인 곡으로 채워졌기 때문이고 이연실이 이러한 움직임이 강하던 시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오늘밤 그대 어디에서 이 비를 맞나
도시의 밤은 빗줄기에 점점 깊어만 가네

어쩌면 이 가사는 이 노래가 나오던 당시도 그랬지만 지금 이 시대의 "그대"에게도 매우 적절하게 대응하는 구절이기도 한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영원한 우리의 주제이기도 할 것이다. 
도시의 휘황한 밤과 바다같은 희망 그리고 빗줄기 같은 실패들,
우리는 날이 밝고 비도 갠다는 걸 안다.
하지만 우린 지금도 너무나 긴 어둠의 밤비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