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피아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3번

jubila 2023. 10. 27. 05:54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제13번 




Beethoven Piano Sonata No.13 in E♭Major Op.27-1
"Quasi una fantasia"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 13번 내림마장조, ‘환상곡풍 소나타’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1. Andante - Allegro - Tempo I,    2. Allegro molto vivace - attacca:
3. Adagio con espressione - attacca:,    4. Allegro vivace - Tempo I - Presto

Daniel Barenboim, piano.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3번은 '두개의 환상곡풍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묶어 출판된 〈Op.27〉 가운데 첫 번째 곡으로, 1800년부터 그 이듬해까지 작곡되었고, 1802년에 빈에서 출판되었다. 리히텐슈타인 후작 부인인 요제피네에게 헌정되었다.



환상곡풍의 소나타
(Sonata quasi una Fantasia)


이 곡, 그리고 함께 출판된 곡(피아노 소나타 14번)에는 모두 ‘환상곡풍 소나타’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이 곡은 매우 자유로우면서도 즉흥적인데, 〈피아노 소나타 12번〉과 마찬가지로 전 악장이 모두 소나타 형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곡의 모든 악장은 아타카(attacca)로 되어있어 제목에서 보이는 환상적 느낌이 잘 표현된다.

이 곡은 리히텐슈타인 후작 부인인 요제피네 조피에게 헌정되었다. 요제피네 조피는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웠던 제자일 뿐 아니라, 남편 리히텐슈타인과 함께 베토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기도 하였다. 또한 리히텐슈타인 백작은 베토벤의 또 다른 후원자였던 발트슈타인 백작과 사촌관계이다.

작품의 구성
4개의 악장은 attacca로 모두 연결되어 있어 부제인 "환상곡 풍의 소나타"가 암시하는 바와 같이 전체가 하나의 환상곡처럼 구성되어 있다. 이 곡에서는 친밀한 소박함이 느껴지는 1악장에서 부터 4악장의 팽팽한 생동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악상이 전통적인 악장 배열을 따르지 않는, 소나타로서 흔치않은 구조 안에서 전개되고 있다. Sonata quasi una fantasia (환상곡풍의 소나타)이라는 운치 있는 표 제가 붙어 있는 이 곡은 표제 그대로 부드럽게 표현되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J.S.바흐의 평균율곡집이 피아노음악의 구약이라면 베토벤의 32개 소나타는 신약이라더군요. 그만큼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음악전공자 뿐 아니라 감상자들에게도 한곡한곡이 보석같이 고귀한 예술작품입니다. 베토벤의 소나타를 모방의 시기--구체화의 시기--명상의 시기의 3기로 나눌 때 op.27의 Eb장조 소나타는 제 1기의 소나타에 속합니다. 하이든과 모짜르트로 부터 전해 내려온 고전주의를 모방하는 시기이면서도 그 감성이 죽순처럼 자라나며 제어할 길 없는 자유로움을 표출하는 베토벤의 천재성이 잘 드러나는 곡입니다.
작품번호 27에 속하는 두 곡은 1악장에서 소나타-알레그로 형식을 쓰지않았는데 op.27-1이 바로 이 Eb장조의 소나타이고 op.27-2가 바로 그 유명한 <월광> 소나타입니다. 그 두 곡의 소나타 각각의 앞머리를 보면 '환상곡 풍의 소나타(Sonata quasi una Fantasia)'라는 부제를 붙여놓았는데 <월광>소나타가 그래도 악장구분을 갖춘 소나타다운 소나타라면 op.27-1의 소나타는 편안함과 약동, 심각함과 묵직함, 다시 약동과 다시 묵직함이 교차되면서 짧은 약동으로 끝맺는 절대 소나타같지 않은, 정신 없을 정도로 자유분방한 환타지입니다.
1악장은 a - b - a'의 간단한 형식으로써 Andante - Allegro - Tempo I.(Andante), 2악장은 빠르고 날렵하지만 왠지 묵직한 부분으로써 이 곡의 분위기와는 하나도 안 맞는 듯 느껴지지만 의미 있는 부분이죠. Molto Allegro e Vivace악장입니다. 3악장의 서두는 베토벤 분위기 특유의 엄중한 느린 장조, (플랫이 많이 붙은!) 브릿지를 거쳐 곧바로 발랄한 분위기로 이어져서 곡의 끝맺음 전에 또 한번 전조된 Tempo I.을 이용해 엄중한 장조를 살립니다. Adagio con espressione - Allegro Vivace - Tempo I.(Adagio) - Presto의 제법 복잡하지만 응축력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베토벤의 작품의 시기별 구분
① 초기 비엔나 시대, 1802년경까지. - 비엔나의 전통을 따르는, 주로 하이든 식의 작품들을 작곡한다. 교향곡 1번, 2번, 피아노 소나타 작품 2, 7, 10, 13(비창), 14, 22. 베토벤은 스승으로서의 하이든에게는 별로 만족하지 못했으나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하이든으로부터 형식적인 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② 중기, 1802-12/14 - 이 시기는 베토벤의 창작의욕이 가장 왕성할 때이다. 그는 밀려드는 주문을 다 받을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주문을 받았다. 이 시기의 그의 작품들은 다른 시기의 것들보다는 더 많이 연주된다. 교향곡 3번-8번. 피아노 소나타 작품26, 27, 28, 31, 49, 53(발트슈타인), 54, 57(열정), 78, 79, 81a(고별), 90. 32피아노 변주곡(WoO. 80)피아노 협주곡 3번-5번. 현악사중주 작품59, 74, 95. 삼중주 작품70, 97. 첼로 소나타 작품 69. 바이올린 소나타 작품 90. 합창 판타지(작품 80). C장조 미사(작품86). 에그몬트 서곡.
③ 후기, 1820년대 - 그는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들을 수 없을 때에 작곡한 것들이다. 피아노 소나타와 현악사중주들은 한 때 귀머거리 베토벤의 작품으로 정상을 벗어난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오늘날은 베토벤의 작품들 중 가장 심각하고 진지한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교향곡 9번. 피아노 소나타 작품101, 106, 109, 110, 111. 장엄미사(작품 124). 현악사중주 작품 127, 130, 131, 132, 135.
○ 베토벤의 테마 모티브 가공 기법: 베토벤은 아주 작은 구조의 모티브를 선호했다. 이 모티브는 연속적으로 이어져 나와 주로 음악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작은 모티브들은 더 큰 테마의 일부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작은 모티브가 테마의 균형감각을 잠시 잊게 하고 계속적인 "추구"와 "돌진"의 회오리로 향하게 한다. 이 모티브는 잠시 휴식도 하고, 길게 늘려지기도 하고, 축소도 되고, 다른 테마 모티브 음형들에 의해 잠시 가려지기도 하지만, 곧 다시 새로운 힘을 가지고 나타난다. 특히 그의 모티브들에서 많이 보는 치는 박을 비우는 경하양은 셈하는 박을 강하게 의식해야 정확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엇갈린 박(싱코페이션)의 모티브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모티브들은 셈하는 박과 함께 고안된 것들이다.
○ 심포니: 베토벤 심포니 1번(1799)과 2번(1802)은 그의 초기에 속하는 곡으로 하이든적인 차분함을 간직하고 있다. 그의 심포니는 3번(1803, {영웅})에서부터 본격적인 "베토벤적" 특징들을 드러낸다. 끈질긴 테마 모티브 작업을 통하여 극적이고 긴장이 넘치는 거대한 음악을 형성하는 것, 극적인 성격이 강한 전개부에 비중이 오는 것(제시부 150마디, 전개부 250마디)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긴장을 불러오는 효과는 모티브의 리듬적 특징과 그 변형을 통해 이루어진다. 테마 모티브 작업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 5번 심포니(1807)이다. 이 작품의 1악장은 짧고 강력한 <4음 모티브>를 통해 음악사에서 보기 드문 긴박감 있는 음악적 과정을 보여준다. 5번의 마지막 악장은 행진곡적 C장조로 음악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면서 끝난다.
- 4, 7, 8 번은 1, 2번과 마찬가지로 기악의 형식적 측면을 따르는 절대음악 작품이다.
- 6 번 심포니({전원})는 프로그램 음악이다. 전원적 F장조의 테마가 울리다가 새소리, 폭풍우 소리 등이 울린다.
- 9 번({환희})은 심포니와 오라토리오를 합성시킨 곡. 마지막 악장에 성악(독창들, 합창)이 온다. 대위법의 사용이 다른 심포니들에서 보다 많이 증가했다.
○ 피아노 소나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개는 오늘날 연주장의 핵심 레퍼토리에 속한다. 그의 피아노 작품 역시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뉠 수 있다. 소나타악장 형식이 올 곳에 변주곡, 판타지, 푸가 등이 사용되기도 했다.
- 초기 : 작품 2의 1 가량은 표면적으로 하이든과 아주 유사하지만, 모티브를 끊임없이 반복하여 극적인 성격을 형성시키는 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 13번({비창})은 어둡고 "무겁게"(Grave) 시작하는 느린 첫머리를 통해 감정과다적이고, 주관적인 성향을 표출한다.
- 중기 : 이 시기는 작품 26부터 시작된다. 첫 악장에서 소나타악장 형식을 쓰지 않고 변주곡을 사용했다. 느린 악장에서 유명한 장송행진곡이 나온다. 작품 27, 1-2번(E 장조, C 단조 {월광})은 "거의 판타지처럼"(Quasi una fantasia)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다. 고전적 형식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판타지 형식을 쓰게 했다. 작품 31의 2번({템페스트}) 1악장은 끊임없는 모티브 가공 작업을 보여주지만, 레치타티보에 흡사한 테마는 고전적인 소나타악장 형식과는 다른 음악을 만들게 한다. 작품57({열정})은 제1테마 자체가 두가지 상반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유니즌/화음, 하강/상승, pp/ff). 이 "갑작스러운" 성격의 테마 뒤에 부드러운 제2테마가 따라온다.
- 작품101(1816) 이후의 5 작품들은 후기의 것에 속한다. 모두가 폴리포니적 요소를 사용한다.
○ 현악사중주: 베토벤의 현악사중주들도 그의 작품 시기구분에 따른 초기, 중기, 후기의 흐름을 같이 보여주고 있다. 중기의 것들은 베토벤적이면서도 대중적이다. 그런데 후기 현악사중주는 특별한 주목을 받는다:
작품 127(1822-25), 132(1824-25), 130(1825-26), 131(1825-26), 135(1826).
후기 현악사중주들의 중심적 기법은 푸가이다. 푸가의 한 테마로부터 다른 여러 테마들이 발생하며, 이를 소나타악장의 극적인 성격과 결합시킨다. 또한 후기 소나타들은 당시의 생각으로는 지나치게 불협화음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작품132 a단조 아다지오 악장에는 "치유받은 자가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감사찬송, 리디아 선법"이라는 말이, 작품135 종악장의 중심 테마에 "꼭 그래야 하나?"(Muss es sein), "꼭 그래야 해!"(Es mu sein!)라는 말이 선율에 맞추어져 붙어 있다. 이는 베토벤에게서 흔히 보는 비음악적인 내용을 넣어보려는 시도로 보인다




Beethoven Piano Sonata No.13 in E♭Major Op.27-1
Emil Gilels Piano

 

1. Andante - Allegro - Tempo I,
1악장은 가요형식의 느린악장으로, E♭장조, 2/2박자의 안단테로 시작한다. 오른손의 수직화음과 왼손의 아르페지오로 이루어진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의 주제와 중간악절, 다시 주제의 재현을 거쳐 C장조, 6/8박자의 알레그로 부분이 시작된다. 알레그로는 첫 주제와 대조적으로 힘찬 느낌이며, 다시 마지막 부분인 안단테로 돌아오는데 여기서는 첫 부분이 변주되어 나타난다. 조용한 코다를 거쳐 다음 악장이 등장한다.

 

 

2. Allegro molto vivace - attacca
2악장은 c단조, 3/4박자의 알레그로 몰토 에 비바체로 시작하는 3부 형식의 악장이다. 일반적인 스케르초 악장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스케르초 느낌의 제1부는 양손의 투티로 이루어진 아르페지오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트리오 부분과 같은 중간부분은 A♭장조로 되어 있는데, 모든 부분이 스타카토로 되어 있어 매우 리드미컬하다. 제3부는 제1부가 스타카토를 사용한 변주로 재현되며 짧고 힘찬 코다를 거쳐 다음 악장으로 나간다.

 

 

3. Adagio con espressione - attacca
3악장은 A♭장조, 3/4박자의 아다지오 콘 에스프레시오네, 그리고 같은 조와 박자의 알레그로 비바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다지오 서주부의 규모가 큰 편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보아 서주부와 주부를 각각 3악장과 4악장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이 악장은 론도악장인데 3부 형식으로 되어 있어 소나타 형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소나타들의 피날레와 유사하다. 제1부에서는 8마디로 된 저음의 주제가 등장하고 중간 악절을 거쳐 재현되며, 카덴차를 지나 론도 주제로 향한다. 생기 있고 밝은 주제는 대조적인 경과구들을 거치며 계속해서 전개 및 재현된다. 마지막 코다에는 서주의 아다지오 주제가 다시 등장하여 첫 부분의 심상을 환기시키고, 곧 카덴차를 거쳐 갑작스레 나오는 프레스토에 의해 론도 주제의 분위기가 또다시 환기된다. 곡은 포르티시모로 힘차게 마무리된다.

 

 

4. Allegro vivace - Tempo I - Presto
4악장은 전개부가 있는 론도형식을 따르고 있는데, 끝부분에 3악장의 일부가 다시 등장하고 이는 바로 presto의 coda로 이어져서 끝맺음을 하는 것(ABA 전개부 AB+3장의 재현+coda)이 매우 특징적이다. 이 마지막 악장에서는 경쾌한 리듬의 생동감을 무겁지 않은 터치로 활기차게 표현됨을 느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