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관현악]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jubila 2023. 10. 28. 05:24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제 5번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5 in F major Op.24
"Spring"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바장조 작품 24

Beethoven, Ludwig van (1770-1827 G.)

 

1. Allegro,   2. Adagio molto espressivo,   3. Scherzo: Allegro molto,   4. Rondo: Allegro ma non troppo

Leonidas Kavakos, violin
Enrico Pace, piano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이다. 희노애락의 모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목소리를 감히 악기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이는 인간의 감정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악기가 바이올린이라 말하기도 한다. 음악에서 소나타는 악기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루드비히 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은 모두 10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남겼다.
그중에서도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은 따사로운 봄의 정취에 걸맞는 최고의 소나타가 아닌가 생각한다. ​
작곡 시기는 1801년.



이 시기의 베토벤은 의사로 부터 “당신의 난청(難聽)은 치유불능입니다”라는 판정을 받는다. ​

1802년 베토벤은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썼다. 하지만 베토벤은 죽음 대신 ‘걸작의 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른바 베토벤의 ‘음악의 중기(中期)’로 일컬어지는 시대가 열리는 것인데 절망과 좌절에서 벗어나 꿈과 희망을 보여주며 최고의 음악을 탄생시킨다.
앞 시대의 선배인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어법을 점점 강화해갔던 시기였다고도 할 수 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시기에 작곡된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은 고전주의 음악에서 주로 표현했던 ‘양식화되고 객관화된 감정’을 보여준다.

흔히 베토벤의 음악적 이디엄으로 기억하고 있는, 드라마틱하고 주관적인 감정 표현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베토벤적인 개성이 서서히 꿈틀거림을 감지할 수 있다.
바이올린 소나타 1ㆍ2ㆍ3번이 모차르트의 영향을 짙게 드러내고 있다면, 4번과 5번은 그 영향권에서 꽤 벗어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시 말해 베토벤 소나타 5번 ‘봄’ 에는 모차르트적 기풍과 베토벤적 개성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듣기에 편안하고 아름답다는 측면(고전적 기품)과 더불어, 베토벤 특유의 변화무쌍함,
즉, 듣는 이의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출렁거리는 음악적 쾌감’을 동시에 전해준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장조 Op.24'
는 이른바 ‘중기’로 들어서기 직전에 썼던 음악이다.
<바이올린 소나타 4번 a#단조>와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장조>를 거의 동시에 작곡했지만 곡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소나타 4번은 어둡고 내향적인 반면에 소나타 5번은 밝고 따뜻하다.

그렇다면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을 감상하면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봉두난발에 광기어린 눈빛으로 표상되는 베토벤이 이렇게 달콤하고 따사로운 곡도 썼다는 사실이다.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5 in F major Op.24
Gidon Kremer
Martha Argerich

 

1. Allegro,
피아노 반주를 타고 바이올린으로 문을 여는 1악장의 제1 주제는 매우 청명하고 상쾌하다.
‘정말 베토벤의 음악일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

주제는 10소절로 이루어지며, 순차 진행으로 하강한 후 도약을 포함한 음형이 3번 반복되어 활짝 달아오르고 끝나는 매우 달콤한 선율이다.
그 선율이 피아노로 반복된 후, 바이올린을 조용히 받쳐주다가 잠시 후 위로 도약한다.
그렇게 서로 간에 위치를 바꿔가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연주가 펼쳐지며 제2주제가 이끌리는데, 그것은 제1주제와 대비해서 화음 연타에 의한 것이다.
코데타는 연타에 의한 동기의 모방과 음계에 의한 것으로 이루어진다. 전개부는 제2주제가 사용되고, 재현부는 제시부와는 다르게, 제1주제가 바이올린을 타고 피아노가 먼저 연주된다.
얼었던 시냇물이 풀려 졸졸 흘러가는 느낌, 들판의 나무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듯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그러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베토벤적 개성을 드러낸다.

 

 

2. Adagio molto espressivo,
이어서 느리게 흘러가는 2악장은 피아노가 먼저 문을 연다.
바이올린이 그 위에 살며시 얹히면서 참으로 아름다운 2중주가 펼쳐진다.
주제가 재현될 때 그것은 장식적인 변주나 전조 등으로 채색된다.
분산 화음 반주에 맞춰 아름다운 선율이 피아노, 바이올린 순으로 위치를 바꾸어 가며 노래한다.

봄날의 아지랑이를 바라보면서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추억’이나 ‘회상’ 같은 단어를 연상하게 만드는 2악장.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주고받는 대화에 집중하면서 2악장을 들어보시기 바란다.

 

 

3. Scherzo: Allegro molto,
3악장은 빠른 템포의 스케르초로 톡톡 튀는 듯한 느낌이 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악장이다.
음계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주제부와 급속한 트리오로 구성된 짧은 악장으로 피아노가 경쾌한 8마디를 연주하면서 시작한다.
곧이어 바이올린이 합세하고 이어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마치 술래잡기를 하듯이, 피아노가 깡총깡총 달려가고 바이올린이 그 뒤를 깔깔대며 쫓아가는 분위기의 연주가 펼쳐진다.
그야말로 ‘스케르초’라는 이름에 걸맞게 익살스러운 악장이다.

 

 

4. Rondo: Allegro ma non troppo
1분이 조금 넘는 짧은 스케르초가 끝나고 이어지는 4악장은 같은 주제를 여러 번 반복하는
론도(Rondo)_

A-B-A-C-A-B-A-코다의 구조를 가진 악장이다.
가벼운 A의 주제는, 동음이 3회 연타되는 인상을 준다.
두 부분으로 이루어지며, 다단조에 음울한 여러 가지 요소를 가진 B와, 셋잇단음표와 당김음의 리듬을 수반하는 라단조의 C를 거쳐 A의 주제가 라장조로 재현되면 더욱 아름답게 변주되어, 기쁨에 찬 채로 곡이 끝나게 된다.
피아노가 먼저, 이어서 바이올린이 첫 주제를 연주하는데 이 주제는 4악장에서 네 차례 반복된다.
단조의 두번째 주제, 당김음을 사용하는 세번째 주제도 등장하지만,
화창한 봄의 기운이 잘 표현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반복되는 첫번째 주제에 귀를 기울이면서 마지막 악장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