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가곡] 그 집앞

jubila 2023. 12. 2. 00:18

그 집앞










그 집앞
이은상 시, 현제명 곡

Bass 오현명,   Ten. 박세원,  김희진


오가며 그집앞을 지나노라면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오히려 눈에 띌까 다시 걸어도
되오면 그자리에 서졌습니다.

오늘도 비내리는 가을저녁을
외로이 그집앞을 지나는 마음
잊으려 옛날일을 잊어 버리려
불빛에 빛줄기를 세며 갑니다

















 

 







 

 





노산 이은상은 1930년대 한국 가곡의 수원지 역할을 했다. 홍난파, 현제명, 김동진 등이
노산 시조에 붙인 '사랑' '그집앞' '가고파'는 불후의 명곡으로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다.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을 살린 일등 공신은 노산 이은상(1903~1982)이었다. 노산은 난파보다 연배가 앞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난파보다 다섯 살 아래였다. 문학청년이었던 난파는 노산이 쓴 시조만으로 작품집을 냈다. 노산이 쓴 시조는 홍난파뿐 아니라 대부분 작곡가들의 텍스트가 됐다. 현제명의 ‘그집앞’, 김동진의 ‘가고파’, 채동선의 ‘그리워’같은 명곡들이 모두 노산 시조를 바탕으로 했다. 스무살 때 숭실전문학생 김동진은 연희전문 교수 현제명이 작곡한 ‘가고파’를 누르고 불후의 명곡 ‘가고파’ 작곡가가 됐다. 채동선의 ‘그리워’는 원래 정지용 시 ‘고향’을 가사로 썼다가 노산 시조로 가사를 바꿔붙였다.
홍난파와 현제명 작곡집은 대부분 1932년 간행된 ‘노산시조집’을 텍스트로 삼았다. 노산이 스물 아홉살에 낸 첫 시조집이었다. 문학과 음악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별의 순간’을 합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