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관현악] 베토벤 - 현악 사중주 제7번

jubila 2024. 1. 16. 01:32

베토벤 - 현악 사중주 제7번 Op 59, No.1




Beethoven String Quartet No.7, Op 59, No.1 in F major
"Razumovsky"

베토벤 / 현악사중주 제7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1. Allegro,  2. Allegretto vivace e sempre scherzando, 3. Adagio molto e mesto,  4. Theme Russe. Allegro 

Alban Berg Quartett










베토벤의 중기 현악사중주 중 첫 번째 세트인 작품 59의 현악사중주 <라주모프스키>는 베토벤이 36세 때인 1806년 5월 26일 작곡을 시작하여 그 해 12월경 완성하였다. 이 3곡의 현악사중주는 라주모프스키 백작의 의뢰로 만들어져 그에게 헌정된 곡이다.




베토벤은 작품 18의 전기 현악사중주 세트를 마치고, 5년 동안이나 현악사중주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라주모프스키의 의뢰로 다시 현악사중주를 쓰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3곡의 라주모프스키 현악사중주곡은 2번째 곡 까지 러시아 민요가 들어가는데, 이는 곡을 의뢰한 라주모프스키의 요청으로 베토벤이 삽입했다는 설이 있다.


라주모프스키 백작(1752-1836)은 1792년부터 빈에 주재한 러시아 대사로 베토벤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던 사람이며, '금요음악회'를 주관했던 리히놉스키의 형이기도 하다. 그는 리히놉스키 못지 않게 정치보다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에 큰 역할을 한 인물이며, “정치는 음악처럼 부드러워야 한다.”는 말을 실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베토벤에게 현악사중주를 의뢰하던 시기에 자신의 집에 이미 유럽 최정상의 현악사중주단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현악사중주팀은 이그나츠 슈판치히(1776-1830)가 제1바이올린, 자신이 제2바이올린을, 프란츠 바이스(1778-1830)가 비올라, 요제프 링케(1783-1837)가 첼로를 연주하였다. 따라서 베토벤의 '라주모프스키 현악사중주'는 당연히 이들에 의해서 초연되었다.

구성에 있어서는 전기의 작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고전적 형식의 자유로운 확대와 적극적인 표현으로 한층 원숙해 졌다. 또한 주제의 전개는 깊이 있고 심오해졌으며, 구성은 복잡해졌다. 그리고 각 악기는 음색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복잡해진 기교를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연주자에게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기 현악사중주 '라주모프스키'는, 전기 현악사중주 보다 한층 더 본질에 충실한 작품으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베토벤 특유의 개성과 스타일이 이 중기 현악사중주를 통해서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제7번(라주모프스키 제1번)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 곡을 이해하지 못했다. 곡의 길이나 스케일은 거대한데 도처에 이해할 수 없는 혁신적인 기법까지 도사리고 있는지라, 당시 사람들은 베토벤이 이 곡을 장난처럼 쓴 것으로 오해하였고 베토벤을 비웃기도 했다. 형식에 있어서는 4개 악장이 모두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다. 악장의 성격은 제1악장은 장대함, 제2악장은 사실상 스케르초로 이루어졌고, 제3악장의 긴장감은 역시 베토벤다운 모습이며, 마지막 제4악장에서는 러시아 민요가 주제로 사용되고 있다.




String Quartet No. 7 in F Major, Op. 59 No. 1,
"Razumovsky" 
String Quartet : Artemis Quartet

 

1. Allegro,
제1악장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제1주제는 8분음표를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분할하는 반주로 첼로가 연주하기 시작하며, 이것을 제1바이올린이 되풀이 한다. 이어 제2주제를 거쳐, 발전부로 들어간다. 발전부는 제1바이올린이 제1주제로 시작하며, 이 주제가 차례로 악기를 바꿔가며 연주되고 전개된다. 재현부는 강하게 하강하면서 시작하고, 단축된 경과부를 거쳐 제2주제를 재현한 후 힘차게 악장을 마무리한다.

 

 

2. Allegretto vivace e sempre scherzando, 
소나타 형식이지만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진 스케르초 악장이다. 그래서 당시의 사람들에게 별로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제1주제는 먼저 첼로가 리듬을 독주하며 여기에 제2바이올린이 기복이 심한 선율로 응답한다. 이렇게 인상적인 첼로의 동기는 이후 여러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제1주제는 시작의 동기가 모든 악기에 의해 강렬하게 연주되면서 경과부를 이루고, 제2주제는 제1바이올린을 중심으로 나타난다. 발전부는 제1주제 후반의 동기가 전개되고 이어 부드러운 다른 주제가 나타났다가 격렬하게 고조된다. 재현부를 거쳐 코다에서는 제1주제가 모든 악기에 의해 16분 음표로 여리게 연주되다가, 도입부의 동기를 힘차게 연주하면서 마친다.

 

 

3. Adagio molto e mesto, 
제3악장은 알 수 없는 비애를 간직하면서도 동시에 긴장감을 내포하고 있다. 제1주제는 제1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첼로가 이를 되풀이한다. 이어 제2주제도 첼로가 편안하게 연주하면 제2바이올린이 32분 음표로 음형으로 반주하는데, 이때 아주 멋진 선율이 나타난다. 발전부는 첼로, 제2바이올린이 제2주제를 연주하면서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칸타빌레의 아름다운 선율이 제1바이올린으로 아늑하게 연주되면서 재현부로 들어간다. 재현부에서는 두 개의 주제가 재현된다. 코다는 제1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다가 제1바이올린의 64분 음표 음형의 카덴자 다음, 마지막 악장으로 연결된다.

 

 

4. Theme Russe. Allegro 
제4악장은 밝은 악장이다. ‘러시아 주제’라고 적혀있는 것처럼 러시아 민요를 주제로 한다. 3악장에서 제1바이올린으로 연주되던 C음의 트릴에 대해 첼로가 제1주제인 러시아 민요를 연주하면 모든 악기들이 활기차게 주제를 연주한다. 발전부에서는 제1주제가 전개되며, 생기발랄한 리듬 동기가 힘차게 전개된다. 이후 제2주제가 다시 첼로로 시작되면서 전 악기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이어 아다지오로 바뀌면서 여리게 연주되다가 마지막에는 갑자기 급격하게 빠른 프레스토로 강렬하고 빠르게 전곡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