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제4번
Mahler Symphony No.4 in G major 말러 교향곡 제4번 사장조 Gustav Mahler (1860-1911) |
1 Bedächtig, nicht eilen, 2 In gemächlicher Bewegung, ohne Hast 3 Ruhevoll, poco adagio, 4 Sehr behaglich Anne Schwanewilms, soprano Radio Philharmonic Orchestra Bernard Haitink |
말러《교향곡 4번 사장조》는 구스타프 말러가 1899년부터 1901년 사이에 작곡한 교향곡이다. 네 번째 악장에서는 소프라노 독창이 등장한다. 당초 말러는 3번 만큼이나 규모가 크고 복잡한 교향곡을 구상했었다. 구상 단계에서 4번 교향곡은 '유머레스크'라는 제목이 붙여졌고, 6악장으로 구성된 곡을 만들려 했었다. 그리고 각 악장의 구성은 이랬었다. 1악장: 현재 영원한 것으로서의 세계. G 장조 2악장: 지상의 삶. E 플랫 단조 3악장: 카리타스. B 장조 (아다지오) 4악장: 아침 종. F 장조 5악장: 무게 없는 세계. D 장조 (스케르초) 6악장: 천상의 삶. G 장조 이 구상에서 무려 3곡이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에서 왔다. 1893년에 작곡한 '지상의 삶', 4악장 '아침종'에 쓰려고 한 1895년에 작곡된 '세 천사가 내게 말하는 것', 그리고 '천국의 삶'이다. '세 천사가 내게 말하는 것'은 3번 교향곡의 5악장 '천사가 내게 말하는 것'과 동일한 곡이다. 이때문에 3번 교향곡과 같은 시기에 구상되지 않았나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말러의 초고에는 분명 "4번 교향곡"이라 되어 있어서, 3번 교향곡이 작곡된 후에 구상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아마도 말러는 3번 교향곡에서 원래 피날레로 쓰려고 했던 '천국의 삶'을 기반으로 3번과 쌍을 이루는 교향곡을 만들려고 한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러의 전통대로 작곡은 전혀 순탄하지 않았다. 원 구상에서 1악장 G장조 곡만이 유일하게 구상이 실현된 케이스이고, 3악장 '카리타스'와 5악장 '무게없는 세계'는 실제 작곡된 교향곡의 느린악장과 스케르초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곡이다. 여러 학자들은 '카리타스'는 후일의 교항곡 제8번 천인교향곡의 밑거름이 되었고, '무게없는 세계'는 이 다음의 교향곡 제5번의 스케르초 악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살아남은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이 곡이 작곡에 들어간 시기는 1899년의 여름 휴가때로, 말러는 바트 아우제에서 휴가를 보냈다. 하지만 일기가 좋지 않아 말러는 작곡이 안된다고 친구들에게 투덜거렸다고 한다. 그래서 겨우 이곳에선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중 한곡인 '기상나팔'을 겨우 완성했을때 그에게 남은 휴가는 10일밖에 없었다. 여름 휴가철이 아니면 작곡을 할 여가를 낼수가 없었던 말러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남은 10일동안 작곡에만 열중해 4번 교향곡의 절반이상이 이 10일동안 쓰여졌다. 이후 최종적으로 1900년 여름 휴가철에 마이에르니히에서 완성을 보게 되었고 그 이듬해인 1901년에 최종판을 작업을 완료했다. |
말러의 교향곡을 순서대로 하나씩 살펴보면 일관된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말러의 교향곡 1번부터 4번까지는 말러 자신도 ‘하나의 완결된 4부작’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다. [교향곡 1번]에서 어쩌면 자기 자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 영웅의 모습을 묘사한 말러는 [교향곡 2번]에선 그 영웅의 죽음 앞에서 삶의 의미와 종말론의 문제를 다루게 된다. 여기서 영웅은 부활하고 [3번 교향곡]에 이르러 자신의 존재를 둘러싼 우주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는 우주의 모든 존재와 하나가 되어 [교향곡 4번]에선 마침내 천국에 다다르게 된다. 따라서 ‘천상의 삶’을 노래한 말러의 [교향곡 4번]은 말러 교향곡 초기 4부작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천상의 삶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선율 말러는 그의 [교향곡 4번]에 천상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가 예전에 이미 작곡해놓았던 가곡 ‘천상의 삶’(Das himmlische Leben)을 이 교향곡의 4악장에 사용했다. 원래 이 가곡의 가사는 독일의 민요 시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에서 따온 것으로, 천국에서의 삶의 모습이 마치 어린이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아주 순수하고 소박하게 묘사된 것이 특징이다. 말러는 그가 특히 좋아했던 이 시에 곡을 붙여 ‘천상의 삶’이라는 가곡을 만들고 이것을 그의 교향곡에서 아주 핵심적인 내용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래서 말러의 [교향곡 4번]을 들으면 천상의 삶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속에서 지상의 고통스러운 삶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악장 발전부의 클라이맥스에 나타나는 장송행진곡의 나팔 소리라든지, 2악장에서 들려오는 저승사자의 무시무시한 바이올린 소리, 또 3악장에서 탄식하는 듯이 연주되는 오보에 소리가 그렇다. 이는 말러 [교향곡 4번]에 담긴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측면이다. 이렇게 보면 말러의 [교향곡 4번]은 단지 천상의 삶을 평화롭게 묘사한 음악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말러의 [교향곡 제4번]은 제4악장 “천상의 삶”을 향해 일관성 있게 나아가는 단순한 구조인 듯 보인다. 그러나 말러는 이 교향곡이 지향하는 순수한 천국의 세계에 도달하기 위해 극도로 복잡한 조성 진행과 정교한 대위법을 사용하는 모순을 범한다. 여러 성부들을 엮어 복잡하고 현학적인 다성부 음악을 구성하는 대위법은 어린아이 같이 순진무구한 음악을 만들어내기에 그다지 적당치 않다. 그래서 말러 연구가인 도날드 미첼은 이를 ‘순수와 경험의 경쟁’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말러가 때 묻지 않은 천국의 ‘순수’에 이르기 위해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복잡한 기법을 사용한다는 뜻이리라. 이것은 또한 이 교향곡에 공존하는 천상의 순수와 지상의 경험이라는 ‘이중성’을 암시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중성은 말러의 음악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
제4악장의 가사 |
<Das himmlische Leben> (aus Des Knaben Wunderhorn) Wir genießen die himmlischen Freuden, D'rum tun wir das Irdische meiden. Kein weltlich' Getümmel Hört man nicht im Himmel! Lebt alles in sanftester Ruh'. Wir führen ein englisches Leben, Sind dennoch ganz lustig daneben; Wir tanzen und springen, Wir hüpfen und singen, Sanct Peter im Himmel sieht zu. Johannes das Lämmlein auslasset, Der Metzger Herodes d'rauf passet. Wir führen ein geduldig's, Unschuldig's, geduldig's, Ein liebliches Lämmlein zu Tod. Sanct Lucas den Ochsen tät schlachten Ohn' einig's Bedenken und Achten. Der Wein kost' kein HellerIm himmlischen Keller; Die Englein, die backen das Brot. Gut' Kräuter von allerhand Arten, Die wachsen im himmlischen Garten, Gut' Spargel, Fisolen Und was wir nur wollen. Ganze Schüsseln voll sind uns bereit! Gut' Äpfel, gut' Birn' und gut' Trauben; Die Gärtner, die alles erlauben. Willst Rehbock, willst Hasen, Auf offener Straßen Sie laufen herbei! Sollt' ein Fasttag etwa kommen, Alle Fische gleich mit Freuden angeschwommen! Dort läuft schon Sanct Peter Mit Netz und mit Köder Zum himmlischen Weiher hinein. Sanct Martha die Köchin muß sein. Kein' Musik ist ja nicht auf Erden, Die unsrer verglichen kann werden. Elftausend Jungfrauen Zu tanzen sich trauen. Sanct Ursula selbst dazu lacht. Kein' Musik ist ja nicht auf Erden, Die unsrer verglichen kann werden. Cäcilia mit ihren Verwandten Sind treffliche Hofmusikanten! Die englischen Stimmen Ermuntern die Sinnen, Daß alles für Freuden erwacht. |
<천상의 세계와 삶> (민요시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에서) 우리는 천상의 기쁨을 즐기고, 덧없는 것을 피한다. 비록 우리가 천상에 있지 않지만 그 어떤 세상의 혼란도 듣지 못한다! 부드러운 고요 속에서 모두가 살아가길! 우리는 천사의 삶을 산다! 하지만 아주 재미있게! 춤을 추고 뛰며노래하며 흥겨워한다! 보라, 하늘가의 성 베드로를! 요한이 어린 양을 붙들고, 도살자가 등장한다! 우리는 침착하게, 서두르며, 침착하게, 그 사랑스런 어린 양을 죽음으로 이끈다! 전혀 주저하지 않고 성 누가는 황소를 살육하고 천상의 지하 술집에서는 포도주를 무료로 마신다. 작은 천사들은 빵을 굽는다. 다양한 양질의 약초들이 천상의 정원에서 자란다! 좋은 슈파겔, 파슬리,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들! 우리 앞에 놓인 접시 가득한 음식들! 좋은 사과, 배 그리고 포도들, 정원사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허락한다! 산양, 토끼들 텅 빈 거리 위를 달려간다! 축제의 날이 다가올 때면, 물고기들이 즐거이 유영한다! 투망과 미끼를 가지고 거기로 성 베드로는 달려간다! 성스러운 날을 위해 성 마르타가 요리사일 것이다! 우리의 음악과 비교될 수 없는 그런 음악이 울린다. 1만 1천명의 처녀들이 춤을 춘다! 성 우르슬라 역시 즐거워한다! 우리의 음악과 비교될 수 없는 그런 음악이 울린다. 친지들과 함께 온 체칠리아 사람들은 분명 궁정 음악가들이다! 천사적 목소리는 관능을 자극해서 즐거운 모든 것을 깨어나게 한다. |
Mahler Symphony No.4 in G major Shinik Hahm , Conductor Rodrigo Puskas , Concert Master Shinik Hahm & Symphony S.O.N.G Hana Park , Soprano |
1 Bedächtig, nicht eilen, |
1악장의 제시부에 있어서는 ‘순수함’이 우세한 것처럼 보인다. 세 마디에 걸친 썰매 방울의 경쾌한 울림은 우리를 동화의 나라로 안내하고, 곧 이어 일곱 가지 주제가 때로는 노래하듯, 때로는 장난치듯, 다채롭게 전개되며 순수한 어린이의 세계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1악장의 발전부에 이르러 제시부에서 소개되었던 사랑스러운 주제들은 차츰 이상한 모습으로 왜곡되기 시작하고 음악적인 분위기는 끊임없이 돌변한다. 4대의 플루트가 “천상의 삶”의 도입부를 이루는 천국의 주제를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연주하기도 하지만 이는 곧 일그러진 형태로 타락해가고, 귀를 찢는 불협화음과 트럼펫의 불길한 팡파르가 들려온다. 즉 1악장의 발전부는 천상의 순수함보다는 지상의 고뇌가 더 강화된 ‘경험’의 세계인 셈이다. |
2 In gemächlicher Bewegung, ohne Hast |
2악장에 나타난 이중성은 1악장보다 더욱 노골적이다. 2악장에선 ‘기괴한 음악’과 ‘유쾌한 음악’이 교대로 제시되면서 그 이중성을 더욱 첨예하게 대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악장의 첫 부분을 기괴하게 만드는 주범은 역시 바이올린이다. 온음씩 높게 조율된 바이올린은 날카로운 음색으로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깡깡이처럼 기묘하고 불안정한 선율을 선보인다. 이따금씩 목관악기가 끼어들어 소름끼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기괴한 음악에 이어 이와 대조적인 유쾌한 음악이 클라리넷에 의해 연주된다. 클라리넷이 ‘유쾌하게’(lustig)라고 표시된 악구를 연주하면 현악기는 편안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응답한다. 마지막 종결부에 이르기까지 이 기괴한 바이올린과 유쾌한 클라리넷의 경쟁은 끝나지 않는다. |
3 Ruhevoll, poco adagio, |
3악장은 ‘평온’과 ‘탄식’의 대비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말러는 3악장 첫 부분에 ‘평온하게’(Ruhevoll)라고 써넣었는데, 여기서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첼로의 선율이 깊은 정열을 내면에 간직한 채 평화롭게 전개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오보가 ‘탄식하듯이’(klagend)라고 표시된 선율을 쓸쓸하게 연주하면서 평온했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평온과 탄식의 투쟁이 계속되는 동안 템포는 급격히 바뀌고 그 갈등은 점점 깊어만 간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은 4악장 마지막에 이르러 한 순간에 해결된다. 여기서 바이올린이 32분음표의 아르페지오로 환희를 표현하면 트럼펫과 호른은 천국의 모티브를 당당하게 연주하고, 드디어 천국 문이 활짝 열린다. |
4 Sehr behaglich |
4악장에서 우리는 비로소 천상의 삶에 도달한다. 티 없이 맑은 소프라노는 천국의 네 가지 모습을 노래한다. 제1연은 ‘천국의 즐거움’에 관한 것이다. 한 편으로는 평화롭고 평온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기쁨으로 용솟음치는 천국의 즐거움이 묘사된다. 곧 이어 ‘어린 양’에 관한 에피소드가 이어지고 젓과 꿀이 넘쳐흐르는 ‘천국의 땅’이 펼쳐진다. 천국의 창고에는 포도주가 가득하고, 천국의 정원에는 온갖 채소들이 자라고, 천국의 연못에서는 물고기들이 뛰어 논다. 그리고 이제 ‘천국의 음악’이 들려온다. 지상의 어떤 음악과도 견줄 수 없는 신비롭고 복된 음악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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