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피아노] 프로코피에프 - 피아노 협주곡 제3번

jubila 2022. 5. 7. 09:16

프로코피에프 - 피아노 협주곡 제3번





Prokofiev  Piano Concerto No.3 in C major, Op.26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Sergei Prokofiev (1891-1953)

1. Andante – Allegro,      2. Tema con variazioni,      3. Allegro, ma non troppo

Martha Argerich, piano
Darío Alejandro Ntaca, conductor
Singapore Symphony Orchestra




1917년~1921년에 제작된 〈피아노 협주곡 3번〉은 프로코피예프의 실험적인 작곡기법이 돋보이는 곡으로 현대 피아노 협주곡의 백미로 꼽히는 레퍼토리이다.


‘피아니스트’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프로코피예프가 1921년에 완성한 〈피아노 협주곡 3번〉은 ‘현대 피아노 협주곡의 백미’로 손꼽히는 대작이다. 그 자신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던 프로코피예프는, 피아노 음악이 정체기에 머물러 있었던 20세기 초에 주옥같은 피아노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현대 피아노 레퍼토리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고국을 떠나 미국을 거쳐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동안 작곡했던 5개의 피아노 협주곡은 간결한 구조와 서정성, 실험적인 시도들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작품들로 평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가장 원숙한 기법과 기교를 보여준다. 프로코피예프는 망명 생활 중에 메모해 두었던 선율들을 주제로 이 협주곡을 작곡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다양한 표정의 선율들이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그의 복합적인 작곡 방식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특유의 포스트모던적인 주제의 병치와 고전주의적 완결성이 어우러져 서정성과 활기가 논리적인 구조로 구현되었다. 이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이웃에 살던 시인 콘스탄틴 발몽은 그 음악의 활기와 다양성에 크게 감동하여 경의를 표하는 시를 썼다. 프로코피예프는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발몽에게 헌정했다.
프로코피예프가 이 작품에서 실험적인 시도들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명료한 전통적 조성과 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이 작품의 주제선율이나 구성은 〈피아노 협주곡 1번〉과 연속선상에 있지만, 느린 악장을 포함하지 않고 대신 그가 좋아하는 가보트 형식을 활용하여 생생한 변주를 전개하고 있다. 1921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초연되어 열렬한 환호를 받은 이 작품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



Prokofiev  Piano Concerto No.3 in C major, Op.26

Yevgeny Kissin
Berliner Philharmoniker
Claudio Abbado


 

1. Andante – Allegro,      
클라리넷의 독주가 고요하고 서정적인 선율을 연주하면서 음악이 시작된다. 그러나 오케스트라가 이 선율을 곧바로 이어받으면서 피아노와 함께 영웅적인 알레그로 주제가 제시된다. 다양한 표정의 재료들이 피아노를 중심으로 연속성과 논리적 전개를 구현해 나간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주고받으면서 서정적인 선율과 그로테스크한 선율이 교차되다가, 화려한 글리산도와 16분음표의 아르페지오, 셋잇단음표 리듬의 행진곡, 폭발적인 피아노의 스케일 음형 등 현란한 제스처들이 제시되면서 클라이맥스를 향해 간다. 화성적 구조틀 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는 서정적인 제스처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연출해내며 발전해 나가지만, 엄청난 글리산도와 변덕스러운 16분음표 아르페지오, 셋잇단음표로 구성된 행진곡 풍의 리듬, 확장된 스케일을 토해내는 피아노의 리드로 음악은 만화경적인 진행을 거친 뒤 클라이맥스에 도달한다. 재현부에 이어지는 코다는 화려한 푸가풍의 진행으로 이루어지며 셋잇단음표의 빠르고 격정적인 진행으로 악장이 마무리된다.

 

 

2. Tema con variazioni,      
프로코피예프 특유의 불협화음과 반음계 기법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악장으로, 가보트 리듬의 주제선율을 다섯 개의 변주로 전개한 뒤 다시 주제선율로 돌아가 종결된다. 주제선율은 그의 〈교향곡 1번〉에서 선보인 가보트 악장을 연상케 하고, 첫 번째 변주에서는 피아노가 잔잔하게 물결치는 듯한 영롱한 음색을 제시한다. 두 번째 변주는 대담한 갤롭 풍의 음악을 전개하고, 세 번째 변주는 재즈 풍의 당김음을 사용하고 있다. 느리고 서정적인 네 번째 변주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자유롭게 주고받으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만들어내고, ‘알레그로 지우스토’로 지시된 다섯 번째 변주는 풍자적인 광대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마지막으로 주제 선율이 다시 등장하여 피아노가 저음부에서 연주하는 짧은 안단테로 악장이 마무리된다.

 

 

3. Allegro, ma non troppo
바순의 스타카토와 현성부의 피치카토로 시작하는 3악장은 서정성과 넘치는 활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고난도의 기교를 현란하게 구사하는 압도적인 피아노와 다채로운 오케스트라의 음색이 서로 매력을 뽐내면서 화려하게 빛을 발한다. 템포가 느려지면서 애절하고 비탄어린 선율이 제시되면서 노스텔지어를 느끼게 한다. 이 비극적인 장면에 이어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경쟁적으로 코다를 향해 질주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으려는 듯 격정적인 코다로 강렬하게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