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관현악] 베토벤 / 현악4중주 제1번

jubila 2022. 5. 19. 13:06

베토벤 / 현악4중주 제1번





Beethoven String Quartet No.1 in F major, Op.18-1
베토벤 현악4중주 제1번 바장조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1. Allegro con brio,  2. Adagio affettuoso ed appassionato,  3. Scherzo: Allegro molto,   4. Allegro

Ariel Quartet



1798년부터 1800년 사이에 작곡된 여섯 개의 현악 4중주를 모은 Op.18은 베토벤이 30세에 완성한 최초의 현악 4중주 작품집이다. 하이든과 모차르트 등 고전시대 선배 음악가들의 전통을 따르고 있으며 현악 4중주라는 장르에 대한 의욕적이고 충실한 탐구가 엿보인다.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번〉은 번호 순서와는 다르게 Op.18의 여섯 곡 중에서 두 번째로 작곡되었다. 1799년 초에 처음 작곡에 착수했고 이듬해에 다시 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네 개의 악장 가운데 특히 2악장이 유명한데, 이 악장에는 셰익스피어와 연관된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


최초로 현악 4중주에 도전하다
베토벤은 현악 4중주라는 제목이 붙은 음악을 16곡 작곡했다. 현악 4중주는 베토벤이 생애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던 장르였고, 그의 내면세계를 가장 친밀하게 반영한 장르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화려한 연주용 음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기에 더욱 베토벤은 이 장르에 애착을 가지고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메시지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베토벤의 현악 4중주는 세 시기로 나누어지는데 Op.18로 묶인 1번부터 6번까지가 초기에 해당하고 ‘라주모프스키 4중주’에 속하는 〈현악 4중주 7~9번〉과 더불어 〈10번〉과 〈11번〉까지의 다섯 곡을 중기, 그리고 〈현악 4중주 12번〉부터 〈현악 4중주 16번〉까지 다섯 곡을 후기에 포함시킨다. 이들 작품은 모두 베토벤의 삶과 음악의 변화의 흔적들을 시대 별로 잘 드러내고 있다.
베토벤이 현악 4중주를 본격적으로 작곡하기 시작한 것은 20대 후반 이후였다. 1798년부터 1800년 사이에 여섯 곡의 현악 4중주를 완성하고 이듬해인 1801년에 빈의 모로 사를 통해서 Op.18의 작품집으로 출판했는데, 이것이 그의 첫 번째 현악 4중주들이다. 당시 베토벤이 살고 있던 빈에는 친분 있는 몇몇 음악가들이 귀족의 살롱에서 현악 4중주를 연주하는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런 곳에서 연주되었던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4중주를 베토벤도 자주 접했고, 그 음악들이 베토벤의 초기 현악 4중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현악 4중주 악보집에 여섯 곡의 현악 4중주를 수록한 것 역시, 여섯 곡을 하나의 작품으로 묶던 바로크부터 내려오던 출판계의 관습을 따른 것으로 짐작된다.

베토벤의 〈6개의 현악 4중주〉 Op.18은 〈교향곡 1번〉과 비슷한 시기에 완성되었다. 이때 이미 피아노 소나타는 열 곡 이상 쓰고 난 후로, 베토벤의 창작 활동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다. 베토벤이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현악 4중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초기의 현악 4중주를 작곡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축적되어 있던 음악적인 경험과 아이디어가 충분히 반영되었으리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다.
Op.18에 수록된 여섯 곡의 현악 4중주는 번호가 매겨진 순서대로 작곡되진 않았으며 작곡 순서에서 첫 번째 현악 4중주는 후원가였던 로브코비츠 후작에게 헌정했고 자필 악보는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다.




Beethoven String Quartet No.1 in F major, Op.18-1

Alban Berg Quartett


 

1. Allegro con brio,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는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중심 주제를 정교하고 치밀하게 전개시켜 가는 짜임새가 돋보이며 주제를 중심으로 한 통일성과 완결성을 추구한 노력이 엿보인다. 

 

 

2. Adagio affettuoso ed appassionato, 
느린 템포의 2악장 ‘아다지오 아페투오소 에드 아파시오나테’는 풍부한 감정을 강조한 악장이다. 베토벤의 친구인 카를 아멘다에 의하면, 베토벤이 이 악장을 작곡할 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두 연인의 무덤 장면을 떠올렸다고 전해진다. d단조 조성을 사용한 2악장은 고요하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연인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리듯 슬프고 음울한 현악기의 울림이 펼쳐진다. 2대의 바이올린이 대화하듯 주고받는 선율은 마치 남녀 연인의 애달픈 이야기를 보여주는 듯하다.

 

 

3. Scherzo: Allegro molto,   
3악장은 빠른 템포의 스케르초로 작곡되었다. 초기 현악 4중주에서 베토벤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나, 3악장에서는 미뉴에트 대신 스케르초를 사용해서 쾌활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4. Allegro
마지막 4악장 역시 빠른 알레그로의 템포 아래 론도 소나타 형식으로 작곡되었다. 4분의 2박자로 씌어졌지만 마치 8분의 12박 느낌으로 16분음표의 셋잇단음표 음형들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긴장감과 극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