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피아노] 모차르트 - 피아노 소나타 제13번

jubila 2023. 8. 16. 05:57

모차르트 - 피아노 소나타 제13번




Mozart Piano sonata in B-flat major No.13 K.333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3번 내림나장조 K333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I. Allegro,    II. Andante cantabile,    III. Allegretto grazioso

Anna Fedorova, piano.






1783년~1784년에 작곡된 피아노 소나타 제3번은 중기 작품에 해당되며, 규모도 크며 구성도 확실하고, 주제의 처리 방법이나 Final의 Candenza에서 알 수 있듯이 모차르트 절정기의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린츠 혹은 빈에서 작곡된 소나타
1781년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작정 빈에 정착한 모차르트는 그 이듬해 ‘콘스탄체’와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 역시 아버지와 가족의 허락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이런 이유에서 모차르트는 가족과 고향 사람들에게 콘스탄체를 인사시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서 1783년 7월 잘츠부르크에 도착하게 된다. 아내와 함께 고향에서 3개월가량 머물렀던 모차르트는 빈으로 돌아오는 길에 린츠에 들르게 되는데, 이 때 작곡된 작품이 바로 〈린츠 교향곡〉이었으며, 이 피아노 소나타 역시 이 무렵에 작곡되었거나 혹은 린츠에서 돌아와 빈에서 작곡된 것으로 추측된다. 빈 시대에 작곡된 작품답게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서법에 있어 완숙미가 묻어나는 곡이다.


모차르트의 쾨헬 작품 번호를 붙힌 쾨헬(1800-1877)은 1779년 잘츠부르크에서 작곡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의 자필악보 연구는 1783년 빈 시대에 작곡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라트는 이 곡의 작곡 연대를 1783년에서 1784년 사이로 추정하며, 타이슨은 1783년 11월 린츠에 머물던 시절로 추정한다. 현제 베를린에 소장된 자필 악보가 오스트리아 북부 슈타이어(린츠)에서 제조된 오선지를 사용하고 있어서, 쾨헬 6판의 1778년 여름이라는 작곡연대가 수정되며 1783~1784년에 작곡된 것으로 보고 있다.

'모차르트는 유년시절의 습작기적 소나타들을 제외하고 모두 19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는데, 이 19곡의 소나타가 15년(1774~1789)의 기간에 걸쳐 있기 때문에 이들을 시기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를 지니지는 않는다. 통상적으로 3개의 시기로 분류되는데, 초기 작품들부터 모차르트의 특유의 음악적 특색이 다유롭게 구사되고 있다.



Mozart Piano sonata in B-flat major No.13 K.333
Mitsuko Uchida   Piano


 

I. Allegro,    
B♭장조로 작곡된 이 작품은 모차르트 특유의 아름다운 서정성을 느끼게 한다. 빈에 정착한 이후의 작품답게 원숙한 창작미가 돋보이는 이 곡은 특히 제1주제의 부드럽고 감미로운 선율로 모차르트의 음악에 귀 기울이게 한다. 제2주제는 F장조의 선율이 제1주제와는 또 다른 노래를 들려준다. 제2주제에 이어지는 경과구는 포르테피아노(fp)로 강조된 음형과 조의 변화를 거쳐 발전부로 이어진다. 다소 짧은 발전부는 제1주제를 변화시키며 긴장감을 높인다. 이어지는 재현부에서는 경과구와 제2주제가 조금 확대되었을 뿐, 원래의 B♭장조로 돌아와 곡을 끝맺는다.

 

 

 

II. Andante cantabile,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던 독일의 시인 ‘다니엘 슈바르트(Daniel Schubart, 1739~1791)’는 내림마장조(E♭장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림표(♭) 3개가 있는 내림마장조는 사랑과 기도의 조성이자, 전지전능하신 신과 대화를 하는 삼위일체와 같다.” 슈베르트가 묘사한 조성, E♭장조로 작곡된 이 음악은 노래하듯이 감미로운 선율을 연주한다. 온화한 제1주제 이후에 B♭장조의 제2주제는 부드럽지만 조금은 더 강건한 느낌이다. 경과구를 거쳐 발전부에 들어가는데, 발전부가 시작되는 첫 화음은 반음계로 들어가는 불협화음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재현부는 E♭장조로 반복되며 제2주제 역시 원래의 조성으로 다시 반복된다. 제시부에 비하면 재현부의 선율이 더 장식적인 모습을 보인다.

 

 

 

III. Allegretto grazioso
카덴차가 있는 3악장은 마치 협주곡의 마지막을 연상시키는 듯한 화려함이 돋보이는 악장이다. 이것은 그 무렵 모차르트가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는 것에 많은 역량을 집중한 영향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겠다. 밝고 경쾌한 B♭의 주요 주제가 세 번 반복되는 가운데, 부주제와 새로운 에피소드가 그 사이에 등장하며 론도 악장의 가벼운 분위기를 더한다. 이후 카덴차가 28마디가량 지속되는데, 이 부분은 온전하게 ‘협주곡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주자가 화려한 기교를 선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이후 주요 주제가 다시 등장하는데, 이 부분은 코다와 같은 역할로 곡을 끝맺는 역할을 한다. 3악장이 다른 악장에 비해 규모가 큰데도, 가벼운 주제와 화려하고 빠른 패시지 덕분에 음악적인 집중도가 빼어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