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관현악]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제7번

jubila 2023. 11. 7. 02:30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제 7번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7 in C minor Op.30-2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7번 다단조 작품 30-2

Beethoven, Ludwig van (1770-1827 G.)
1. Allegro con brio,    2. Adagio cantabile,    3. Scherzo. Allegro,    4. Finale. Allegro

Leonidas Kavakos, violin
Enrico Pace, piano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7번은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썼던 1802년 작곡된 작품 30의 3곡 중 두 번째 곡이다. 곡은 어둡고 운명적인 엄격함과 격한 움직임을 지닌 c단조의 조성이다. 기법도 잘 정돈되어 있으며, 내적인 면도 충실하다. 때문에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중에서 9번 크로이처와 함께 감동을 주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드르 1세에게 헌정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은 1801년에 23세의 나이로 러시아의 황제에 오른 알렉산드르 1세에게 헌정됐다. 알렉산드르 1세는 러시아의 황제들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인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부친인 파벨 1세가 불만을 품은 신하들에 의해 살해됐고, 그 뒤를 이어 아들인 자신이 반란군의 추대를 받아 황제가 되었기 때문에 그의 내면에는 늘 죄의식과 공포가 잠재돼 있었을 것이다. 알렉산드르 1세는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약간 절었지만 쾌활하고 우아한 말솜씨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매력이 넘쳤고, 러시아어 못지않게 영어와 불어를 잘 구사했다. 하지만 비현실적이고 비타협적인 기질로 나약함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그런 알렉산드르 1세를 가리켜 나폴레옹은 ‘스핑크스’, ‘북방의 탁마’, ‘교활한 비잔틴’이라고 불렀다. 당시 유럽의 정세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1세와 나폴레옹은 적대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었다. 알렉산드르 1세가 황제로 즉위한 후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영국 등은 빠르게 팽창하는 나폴레옹 세력에 대항해 반(反)프랑스 라인을 형성했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고, 나폴레옹은 러시아 제국의 광활한 영토까지 욕심을 내 남진해 내려오는 러시아를 힘으로
제압하고자 했다. 그래서 결국 프랑스는 1812년 러시아를 침공했지만 러시아군의 극적인 반격에 의해서 도리어 1814년 파리가 함락되고 나폴레옹은 퇴위됐다. 알렉산드르 1세는 나폴레옹을 격파한 공로를 인정받으며 러시아의 민족적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베토벤은 알렉산드르 1세가 황제로 즉위한 지 얼마 안 돼 〈바이올린 소나타〉 Op.30을 헌정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나폴레옹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영웅 교향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베토벤은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보나파르트’가 적힌 표지를 찢어버렸다.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7 in C minor Op.30-2
Arthur Grumiaux
Clara Haskil


 

1. Allegro con brio, 
제1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먼저 피아노가 여린 음으로 제1주제를 연주한다. 이어 분위기를 바꾸어 비장한 느낌의 연주가 시작된다. 곡은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왼손의 움직임도 어둡고 긴장된 느낌을 준다. 경과부는 점점 크레셴도 하여 클라이맥스에서 강한 화음이 나타나는데 역시 격렬함과 열정이 지배한다. 제2주제는 점음표가 붙은 리듬이 특징적이다. 이 주제도 여리게 시작하는데, 중간에 크레셴도가 파도처럼 몰아쳐서 긴장감을 높이고 강렬해진다. 발전부에서는 스포르잔도가 나올 때 아주 열정적이다. 재현부에서는 잠시 밝은 분위기가 나오고, 이어 긴 코다가 시작되는데, 여리게 강하게 이어지는 크레셴도의 파도가 점차 밀어닥치며 열정의 분위기를 만든다.

 

 

2. Adagio cantabile,
제2악장은 느린 3부 형식이다. 긴장감을 주었던 1악장 다음 분위기를 바꾸어 평화롭고 여유있는 움직임을 만든다. 먼저 주부의 선율이 피아노로 연주된다. 중간부는 단조로 바뀌고 아름다운 곡상이지만 어딘지 슬픔을 억누르고 있는 듯하여 깊이 내면적으로 사색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다가 다시 밝아지고, 주부가 변형되어 나타나면서 바이올린으로 조용히 끝난 후 긴 코다로 들어가 아름다운 상승과 하강을 계속하다가 조용히 마친다.

 

 

3. Scherzo. Allegro,
제3악장은 스케르초로 활달한 주제를 펼쳐보이는데, 약간 여유 있는 트리오를 두고 있다. 여기서도 스포르잔도를 붙이는 방식은 아주 신선한 분위기로 이끌고 있어서 흥미롭다.

 

 

4. Finale. Allegro
제4악장은 론도 형식의 알레그로다. 곡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견고하고 강약의 차가 커서 매우 박력이 있는 악장으로 듣는 사람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곡은 먼저 첫머리 주제가 연주되는데, 이 부분은 여리게 시작하여 순식간에 아주 강렬한 포르테까지 크레셴도 된다. 이렇게 매우 급격한 크레셴도를 보면 베토벤이 이 곡을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 잘 드러난다. 다시 아주 부드러운 아름다운 선율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곧 제1주제가 지배한다. 중반에는 스타카토에 의한 활기찬 테마가 나타나 긴장 속에서도 밝은 빛을 보이고 있다. 후반으로 가면 매우 빠른 코다로 들어가 열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타는 듯이 연주되다가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