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피아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4번

jubila 2023. 12. 16. 01:47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4번, `테레제`




Beethoven Piano Sonata No.24 in F sharp Major  Op 78,
"A Thérèse"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제24번 올림바장조  '테레제'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I. Adagio cantabile - Allegro ma non troppo    II. Allegro vivace

Soloist: Daniel Barenhoim









루돌프 대공의 목록에 따르면, 이 작품의 사보가 대공에게 배달된 것은 1809년 10월이었다고 한다. 당시는 왕성한 창작 활동을 계속하고 있던 베토벤이었지만, 피아노 소나타 분야에서는 이전 작품 "열정" 이래 벌써 4년이 경과하고 있었다. 1809년에 일어난 나폴레옹군의 침공은 루돌프 대공이 빈을 떠나는 사태를 초래하고, 이 사건에 얽히어 작곡된 "고별"을 통해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 장르로 되돌아오게 되는데, 그러던 중 같은 시기에 쓰인, 보다 규모가 작은 이 작품이 먼저 완성되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베토벤이  피아노 소나타 24번 (Op.78)을 작곡한 것은 '열정 소나타' 이후 거의 4년만이다. 이 곡은 '테레제(Therese)'에게 헌정되어 '테레제 소나타'라고 불리운다. 이 곡은 2악장으로 구성된 짧은 소나타로 베토벤이 아끼던 작품이다. 체르니에 따르면 그는 이 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늘 C# 단조 소나타 (Op.27-2, Moonlight ; 월광)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확실히 더 나은 작품을 썼다. F#장조로 된 이 소나타는 확실히 다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흔치 않은 조성인 F# 장조를 사용한 유일한 예이기도 하다. 종종 언급되듯이 베토벤의 출발점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중에서 두 곡의 F# 장조 프렐류드와 푸가일 것이다. 위르겐 우데는 이 프렐류드와 푸가가 베토벤의 소나타 24번 (Op.78)사이의 가능한 관계에 초점을 맞췄기도 하였지만 평균율 1권의 퓨가와 소나타 2악장 사이의 유사성은 특별한 관심을 끈다.

 
이 곡을 헌정받은 여자인 '테레제'에 관해 많은 혼란이 있기에 집고 넘어가 보기로 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제자 중 '테레제'라는 이름의 두 여자가 있었다. 하나는 헝가리 왕국의 귀족 (백작)인 브룬즈빅(Brunsvik)의 큰 딸인 테레제(Therese Countess von Brunsvik or Breunswik, 1775~1861)이고 다른 한 사람은 빈 출신의 테레제 마르파티 (Therese Malfatti, 1792~1851)로 부유한 상인을 아버지로 한 평민 출신이다. 테레제 마르파티는 피아노 소나타 24번의 '테레제'와는 관계없고 베토벤의 다른 유명한 피아노 소품인 '엘리제를 위하여 (WoO 59)'의 주인공이다. 이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는 차후에 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헝가리 백작 브룬즈빅은 슬하에 1남 3녀를 두고 있었는데, 모두 음악에 재능이 있어, 아들 프란즈(Franz)는 첼로에 뛰어났고, 딸들은 피아노에 재능이 많았다고 한다. 1799년 5월에 어머니 안나(Anna)는 큰 딸 테레제 (Therese)와 둘째 딸 요제피네 (Josephine, 1779~1821)을 빈으로 데려가 베토벤에게 피아노 레슨을 부탁했다. 베토벤은 이들 두 여자를 제자로써 사랑했으며, 특히 둘째 딸 요제피네에게는 제자로서의 사랑과 함께 한 남자로서 열열히 사랑하기도 했다. 많은 베토벤 학자들이 '불멸의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 (Letter to the Immortal Beloved)'의 주인공인 신비스러운 여인이 바로 요제피네로 추측하고 있다. 요제피네도 베토벤을 사랑했으나 어머니가 신분의 차이 등의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고 또 집안의 문제 (주로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27살이나 차이가 나는 요제프 백작 (Joseph Count Deym, 1752~1804)과 결혼했다. 그러나 이 결혼 후에도 베토벤은 정기적으로 요제피네의 집에 방문해서 피아노 레슨을 계속하였다. 요제피네는 3 명의 아이들을 낳지만 1804년 남편 요제프 백작이 세상을 뜬다. 그리고 6년 후인 1810년 요제피네는 재혼을 했다. 베토벤과 요제피네 사이의 이야기도 차후에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자세한 것은 미루기로 한다.
 
피아노 소나타 24번 F3장조, 작품번호 78를 헌정받은 요제피네의 언니 테레제 역시 일부 학자들 간에 '불멸의 연인'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녀는 평생 독신으로 지냈고 베토벤이 타계한 이듬 해(1828년)에 헝가리 최초의 보육원(Nersery school)을 설립하여 아동 교육과 여성 교육에 헌신하다 1861년 세상을 떠났다. 테레제는 회고록을 출판하기도 했는데, 그 회고록에서 베토벤과 브룬즈빅 가족과의 관계, 특히 동생 요제피네와 베토벤의 관계를 많이 언급을 했다. 그러나 이 곡의 별칭이 '테레제 (A Therese)'라 불리우는 만큼 그녀와 베토벤과의 관계도 평범하지는 않은 것 같다.
 
1809년 작곡된 이 곡은 두 악장으로 되어 있으며, 매우 광적인 전작 소나타 23번과는 달리 매우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사랑을 들려주고 있다. 베토벤이 매우 사랑했던 소나타로 음조가 특별하고 아주 복잡한 곡이다. 제 1악장은 아다지오로 시작해서 천천히, 조용히, 아름답게, 반복하지 않으면서 진행된다. 그리고 알레그로로 들어가며 아름다운 제시부가 반복되며 다정함과 기쁨이 잔잔히 흐르는 서정을 들려준다. 제 2악장은 알레그로 비바체로 그의 다른 피아노곡인 'Variations'의 테마로 시작한다. 두개의 음으로 연결짓는 'slur'모티브로 이어지고, 새로운 모티브로 들어가면서 강한 것과 약한 것, 단조와 장조의 대조를 들려준다. 이 곡은 소나타 형식과 론도 형식을 교묘하게 절충한 것이다.



Beethoven Piano Sonata No.24 in F sharp Major, Op 78,
Piano: Stephen Kovacevich

 

I. Adagio cantabile - Allegro ma non troppo    
비길데 없이 아름다운 4마디의 도입에 의한 아디지오 칸타빌레가 나오고, 주부인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로 들어갑니다.제1주제가 상냥하게 노래되고, 제1주제속의 16분음표의 음형에 의한 섬세한 경과부에서 ff로 고조하고 , C#장조의 제2주제가 나타납니다. 이것도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멜로디로 아름답습니다. 다시 16분음표 음형이 들어와, 그것이 왼손에 고요하게 흐르는 짧은 작은 코다가 있고, 제시부의 되풀이가 됩니다. 전개부에서는 '예보의 메아리'의 형태마저 취하며, 먼저 f#단조로 제1주제를 다루고, 이후는 첫머리의 리듬과 16분음표의 음형에 의해 짧으나 알찬 전개가 이루어집니다. 제1주제는 반주를 바꾸어 약간 확대되어 전개합니다. 그리고 제2주제는 원칙대로 F#장조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전개부에서 끝까지 되풀이되어서 곡을 끝맺습니다.

 

 

 

II. Allegro vivace
베토벤은 가끔 매우 보기드문 형식을 사용하는데. 이 제2악장은 그러한 것에 속합니다. 이 소나타는 소나타형식이라고 보여지며, 또한 론도 형식에도 가까운 매우 독창적인 꼴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악상의 성격은 스케르쪼풍의 장난스런 느낌도 지니고 있습니다. 시원스런 제1주제는 f와 p에 뚜럿하게 음의 세기를 가르고 가는 서로 호응한 것같은 악상입니다. 다음에 오른손에 의해 작은 음형을 이어가는 사랑스러운 부분이 계속됩니다. 여기서 제1주제가 또 한번 나타나고, 지금까지의것이 되풀이 된 다음에, D#장조로 제2주제라고 볼 수 있는 악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이미 나온 작은 음형의연속이 됩니다. 제1주제가 이번에는 B장조로 나타나고 처음과 똑같이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 뒤에 제2주제가 F#장조로 재현합니다. 그리하여 마지막에 또 한번 제1주제가 F#장조를 연주하고, 그 동기를 재료로 한 코다에 들어갑니다. 일단 pp로 떨어지자 급격하게 펼침화음이 흘러나오고, 템포가 알레그로 비바체로 바뀐 자잘한 음형으로 화려하게 상승하여 곡을 끝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