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관현악] 베토벤 - 현악 사중주 제1번

jubila 2023. 12. 18. 00:20

베토벤 - 현악 사중주 제1번




Beethoven String Quartet No.1 in F major, Op.18 
 베토벤 / 현악사중주 제1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I. Allegro con brio.    II. Adagio affettuoso ed appassionato,   III. Scherzo. Allegro molto,    IV. Allegro

Alban Berg Quartett








현악사중주 제1번 f장조는 1799년 4월 작곡되었고, 다음해인 1800년 여름 제2, 제3번과 함께 수정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친구인 카를 아멘다(1771-1836)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토벤은 1801년 친구인 아멘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네가 갖고 있는 현악사중주곡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말게. 나는 이제야 제대로 현악사중주곡 쓰는 법을 알게 되어 많이 고치고 있기 때문이야.”라고 쓰고 있다.
제1번은 제1악장부터 기본 동기에 의해 음을 하나하나 쌓아간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철저히 현악사중주의 공부에 매달렸는지 첫 곡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제2악장에서의 심각한 정서는 매우 깊어서 젊은 베토벤의 심오한 내면의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작품 18’은 모두 6곡으로 이루어진 곡으로, 그의 전기를 대표하는 현악사중주곡이다. 베토벤은 작곡가로서 평생 동안 현악사중주를 작곡했는데, 초기 현악사중주는 1798년부터 1800년 사이에 작곡되었다. 기록을 보면, 1795년 처음으로 ‘아포니’ 남작으로부터 현악사중주의 작품 의뢰를 받은 것으로 보아,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그의 습작 현악사중주 중 일부가 이미 빈의 귀족들에게 알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베토벤은 이 시기에 선배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구하면서 다양한 악기들의 조합을 통해 고전의 형식미를 답습 체화하던 시기였으니, 당연히 현악사중주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으리라.
 
그리고 이때 빈에서는 리히놉스키 후작 저택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금요음악회’가 열렸는데, 이 연주회에서는 ‘슈판치히’가 제1바이올린을 맡고 있던 당대 최고의 현악사중주단을 비롯한 여러 실내악단들이 자주 연주를 했다. 때문에 베토벤은 여기서 여러 선배 작곡가들의 다양한 실내악곡과 현악사중주를 직접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당시 빈에서 현악사중주로 유명한 임마뉴엘 알로이스 푀르스터(1748-1823)를 알게 되는데, 이 사람은 베토벤보다 22살이나 연상이었지만, 베토벤에게 매우 호의적이었고, 그의 인품과 음악에 매료된 베토벤이 그를 직접 찾아가 배우기를 청하였다. 베토벤의 요청에 흔쾌히 응한 푀르스터는 베토벤에게 현악사중주 작곡법에 관하여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이리하여 베토벤의 초기 현악사중주에는 하이든, 모차르트 등 선배들의 영향이 있긴 하지만, 직접적으로는 푀르스터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베토벤의 초기 현악사중주를 일별해 볼 때, 제1번에서는 영혼을 울리는 2악장 ‘아다지오’가 풍부한 정서를 담고 있고, 제2번의 1악장은 ‘인사’라는 독특한 정서를 담고 있고, 제3번의 2악장은 매우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제4번에서는 정열적인 스케르초를 2악장에 배치함으로써 변화를 꾀했으며, 제5번에서는 다시 노래하는 정서를 담고 있다. 제6번에서는 마지막 4악장에 44마디나 되는 긴 서주가 붙어 있는 곡을 작곡하였다. 이 서주는 길이도 길지만 내용면에서도 서주의 영역을 벗어난 시도로 주목된다.
 
완성된 6곡은 모두 체코 출신의 로프코비츠(1772-1816) 후작에게 헌정되었다. 로프코비츠는 빈에서 처음으로 베토벤을 후원했던 사람이다. 그는 특별히 베토벤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으로 베토벤으로부터 교향곡 <영웅>, <운명>, <전원>과 <3중 협주곡>, <현악사중주 ‘하프’>, 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 등 많은 작품을 베토벤으로부터 헌정 받은 인물이다.




Beethoven String Quartet No.1 in F major, Op.18
String  Quartet: Quatuor Ébène

 

I. Allegro con brio.    
소나타 형식이다. 도입부부터 상승하는 기세로 제1주제가 연주된다. 최초의 2마디가 전곡을 긴밀하게 엮어나가는 기본 동기이다. 기본 동기에 의한 경과부를 거쳐 강렬하게 연주되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아주 대조적인 온화한 제2주제가 나타난다. 여기서도 기본 동기가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강렬하게 제시부를 마친다. 발전부에서는 제1주제만 전개된다. 첼로가 강렬하게 기본 동기를 연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 악기들이 차례대로 모방하고, 그것이 정점에 치달으면 스타카토의 빠른 악구가 재현부로 이어진다.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를 강렬하게 연주하고, 제2주제를 지나면서 기본 동기만으로 강렬하게 악장을 마친다. 

 

 

 

II. Adagio affettuoso ed appassionato,   
매우 풍부한 정서를 가진 악장이다. 아멘다의 회고에 의하면, 이 악장은 베토벤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덤 장면을 생각하면서 작곡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곡은 심원한 어두움과 깊은 슬픔을 머금고 있다.

 

 

 

III. Scherzo. Allegro molto,    
3부 형식이다. 2악장의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 애써 밝은 모습을 띄는 스케르초이다. 약하게 시작하여 강하게 끝나는 10마디 주제가 반복되며, 중간 부분에서는 주제가 전개된다. 트리오도 마찬가지로 아주 특징적인 꾸밈음을 가진 옥타브의 도약 동기가 강렬하게 연주된다. 이 도약 동기는 저음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트리오를 마친 후 스케르초의 맨 처음으로 가서 다시 되풀이 되면서 마친다.

 

 

 

IV. Allegro
스케르초 분위기를 다시 상쾌하게 펼치는 피날레이다. 제1바이올린이 론도 주제를 연주하고 이어 제2주제가 나타나면서 되풀이된다. 이 주제는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에 의해 카논풍으로 연주된다. 발전부에서는 변화가 많은 전개가 이어지고, 이후 론도 주제가 3번째, 4번째에 계속 나타나고 마지막으로는 비올라에 의해 연주된 후 전곡을 쾌활하게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