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Nashville

[가요] 첫사랑의 화원 - 권혜경, 주현미

jubila 2024. 6. 5. 17:30

첫사랑의 화원 - 권혜경, 주현미













첫사랑의 화원

권혜경, 주현미

1.
꽃이핍니다 첫사랑 화원에
새빨간 장미꽃 순백한 릴리꽃 아름답게 피었네
심심산천 바위틈에 비에 젖어 피는 꽃도
거리서 먼지쓰며 피어나는 꽃이라도 꽃은 꽃이요


 2.
비가 옵니다 첫사랑 화원에
꽃잎에 내리는 가랑비 이슬비 소리없이 고이네
한번피면 시드는게 첫사랑의 꽃이던가
새벽에 이슬맞고 떨어지는 꽃이라도 꽃은 꽃이요

 
 3.
꽃이 집니다 첫사랑 화원에 
한숨에 시드는 청춘의 꽃잎은 쓸쓸하게 웁니다
달빛속에 한잎두잎 떨어지는 꽃이라도
새벽에 이슬맞아 떨어지는 꽃이라도 꽃은 꽃이요
















 

권혜경




 

 

 

주현미




 

 

 

 

 











권혜경의 노래 중 '가장 밝은 노래'는 바로 이 노래가 아닐까 한다.
그녀의 평생을 맴돌던 "단풍잎만 채곡채곡 떨어져 쌓여"만 가는 계절이 온 이 가을에  "새빨간 장미꽃 순백한 릴리꽃 아름답게 피었네~"라는 희망을 노래하는 가사가 정말 맑은 바람결에 실려오는 꽃향기 마냥 코끝을 알싸하게 기분 좋게 풍겨온다.

충북 청주시 청남대 옆 문의문화재단지에는 가수 권혜경의 노래비가 있다.
1931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난 권혜경(1931-2008)은 세무서원이었던 부친 덕택에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당시의 부유층이 그랬듯 가수가 되는 것은 집안에서 반대하여 꿈을 접었다가 결국 1956년 KBS 전속2기 가수오디션에 합격했다. 다음해인 1957년 <산장의 여인>을 취입에 스타로 떠올랐다.
권혜경은 부친의 사망, 좋아했던 남성의 정혼 등의 사건으로 결혼을 접고 홀몸단신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
고통속에서 절에 들어갔던 권혜경은 알고 지내던 보살의 권유로 교도소 등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봉사했고 말년에 부친, 조부가 살았던 청주에 내려와 여생을 보냈다.
박성서 평론가의 조사에 따르면 권혜경이 치매가 온 이후에 안타깝게도 살던 집이 타인에게 넘어가 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 타인은 다름아닌 간병인이 다니던 교회의 목사였고, 다시 수소문해보니 그 집 마져 누군가에게 팔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以不漏, 하늘의 그물은 성기지만 빠뜨리지 않는다)’, 평생 봉사해온 권혜경에게 위해를 가한 자들은 결국 그 벌을 받게 되는 것이 하늘의 이치임을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