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교향곡] 브루크너 / 교향곡 제1번

jubila 2023. 7. 21. 05:11

브루크너 / 교향곡 제1번




Bruckner, Symphony No.1 in C Minor
브루크너 / 교향곡 제1번 C 단조

Anton Bruckner (1824 ~1896)
I. Allegro
II. Adagio -- Andante -- Tempo I
III. Scherzo. Schnell -- Trio. Langsamer -- Scherzo -- Coda
IV. Finale. Bewegt, feurig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Paavo Järvi, Dirigent



이 교향곡은 브루크너가 성 플로리안 교회의 오르간 주자로서 어느 정도의 지명도를 확보하고 있을 무렵인 1865년 초에 시작, 다음 해 여름에야 완성한 것이다.


브루크너는 습작 성격이 강했던 것들이기는 해도 그는 이미 두 개의 교향곡을 자신의 작품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당시의 작곡가들이 모든 관현악법의 마지막 관문인 교향곡 창작을 생애의 큰 분수령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당시의 브루크너는 교향곡 부문에서만큼은 대단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린츠에서 오토 데소프의 지휘로 처음 공개된 이 교향곡은 청중과 비평가들로부터 동시에 외면을 받고 마는, 아주 참담한 실패를 기록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런 결과를 직접 겪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브루크너가 이 작품과 관련하여 지니고 있던 자부심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루크너는 이 초고(린츠에서 완성되었기에 '린츠 판본'이라고 불리고 있는 첫 악보)를 1866년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초연 공연장에서 만난 한스 폰 뵐로에게 처음 보여주었고, 바그너 사운드에 빠져있던 이 두 사람의 눈에는 이 작품이 큰 결점은 찾아볼 수 없는, 대단히 훌륭한 것으로 비추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초연 때의 반응은 이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고, 당시 비인 음악계의 선봉에 서 있었던 한슬릭을 필두로 한 비평가들에게서는 '아마츄어의 티를 벗지 못한'이라는 혹평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얇은 귀와 여린 마음의 소유자였던 브루크너가 이런 평가를 접하고 나서 크게 낙담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고, 이 충격으로 인해 후일 그 자신 또한 이 교향곡을 '앞 뒤 분별없이 날뛰는 말괄량이 소녀'라고 평가절하 하기도 했다.

사실, 교향곡 1번은 앞으로 계속되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창작 과정에서 다시 볼 수 없을 정도로 밝고 건강한 활력과 간결성을 갖추고 있는 개성적인 작품이다. 세 개의 성격적인 주제를 등장시키면서 전통적인 소나타 양식을 구현하고 있는 브루크너 특유의 호방한 1악장, 아다지오 악장을 지나면, 스케르초와 트리오의 결합으로 이미 자신만의 개성을 뚜렷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3악장, 그리고, 역시 세 개의 주제가 등장하고, 이 주제들의 관계를 대위법적인 해법으로 풀어보려 노력하고 있는 마지막 악장에 이르기까지 브루크너만이 보여주는 특징들이 작품 속속들이 배어있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후반기의 작품들처럼 너무 복잡하고, 길지도 않아서 훨씬 더 다가서기 편한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단지, 작은 문제가 있다면, 대위적인 성격이 강한 마지막 악장이 그리 깨끗한 마무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당시의 청중들에게는 이 정도 규모만 하더라도 너무나 복잡하고 난해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인데, 브루크너는 이 마지막 고개를 넘지 못했던 것이다.

초연에서의 참담한 실패, 그리고, 평생동안 이미 만들어 놓았던 작품의 개작에 새로운 작품을 작곡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기울였던 브루크너의 개인적인 습관은 이 1번 교향곡의 '비인 버전'이라는 또 다른 판본을 잉태하게 된다. 1번의 판본은 '린츠', '비인'과 같이 그 악보가 완성되었던 지명을 따르고 있는 것이 특색이라 할 수 있는데, '비인 버전'은 브루크너가 후반기의 대작인 교향곡 8번을 발표한 이후인 1891년에야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1번의 또 다른 판본이라고는 하지만, 관현악법이나, 주제를 병합하고 발전시키는 기술들이 엄청난 발전을 거친 이후의 것이기에 두 판본 사이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전체적인 오케스트라의 울림에 있어서 더욱 세련된 모습과 바그너적인 음향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초기 작품은 초기 작품다운 풋풋함이 있어야 하는 법. 어린아이에게 넥타이와 구두를 강요한 것과 같은 모양의 이 '비인 버전'은 그리 자주 연주되지 않고 있고, 음반 역시 샤이/베를린 방송(데카, 폐반), 반트/콜론 방송(RCA, 전집), 노이만/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텔덱)가 모두인데, 연주 역시 샤이를 제외하고는 그리 큰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없다.



Bruckner, Symphony No.1 in C Minor
Wiener Philharmoniker · Claudio Abbado

 

I. Allegro

 

 

 

II. Adagio -- Andante -- Tempo I

 

 

 

III. Scherzo. Schnell -- Trio.

 

 

 

IV. Finale. Bewegt, feuri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