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영화음악]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

jubila 2023. 10. 20. 04:22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












가을의 전설

(Legends Of The Fall)










장르
로맨스/멜로, 서부 | 미국 | 132 분 |

감독
에드워드 즈윅


출연
브래드 피트 (트리스탄 러드로우 역), 
안소니 홉킨스 (윌리엄 러드로우 대령 역),
에이던 퀸 (알프레드 러드로우 역),
줄리아 오몬드 (수재너 핀캐넌 러드로우 역)

 








 

 
















 

 











                                                   줄거리

대령 러드로우(안소니 홉킨스)는 퇴역 후 알프레드(에이단 퀸), 트리스탄(브레드 피트), 새뮤얼(헨리 토마스)이라는 삼형제와 몬타나에서 살고 있다. 첫째인 알프레드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모범생이었고, 둘째인 트리스탄은 강한 성격과 정렬적이며 남성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막내 새뮤얼은 밝은 청년이었다.

어느날 막내 새뮤얼은 매력적인 약혼녀 수산나(줄리아 오먼드)를 고향으로 데리고 온다. 수산나는 보는 순간 알프레드와 트리스탄 역시 그녀에게 반해버린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세 형제는 모두 전쟁에 참가하나 새뮤얼은 적군의 총에 맞아 어이 없이 목슴을 잃게 되고, 알프레드는 불구가 된다.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트리스탄은 바다로 떠나버린다. 그 후 알프레드와 수산나는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어느날 트리스탄이 고향에 돌아오자............


이 영화의 한글 제목, ‘가을의 전설’은 아주 인상적인 제목이다.
“떨어지다, 쓰러지다, 빠지다.“등을 의미하는 ‘폴(Fall)’이 한 편으로는 계절인 ‘가을’을 뜻하는 것도 떨어지는 낙엽을 연상한다면 나름대로 일리가 있지만, 그러나 이 영화 원제목에서의 ‘폴(Fall)’은 결코 가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적 의미에서 도덕적인 ‘추락(Fall)‘, 즉 '타락(Corrupt-Fall)'과 함께 '몰락(Fall Low)'도 의미한다는 점을 짐 해리슨(Jim Harrison. 1937. 미국)이 쓴 원작 소설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그러니 물론 알고 그랬겠지만, 오역은 분명한 오역인데, 그러나 멋이 있는 오역이 아닐 수 없다.
만일 ‘타락의 전설’이나 ‘몰락의 전설’로 제목이 정해졌다면 ‘가을의 전설’이라는 이 낭만이 깃든 제목보다 얼마나 멋이 없는 일이겠는가?
희한한 제목을 잘 만들어 붙이길 좋아하는 일본에서는 원어 발음 그대로 ‘레전드 오브 폴’이라고 했으며, 또 전 세계적으로는 스웨덴과 함께 딱 두 나라만 이렇게 계절인 가을을 넣어 오역을 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을의 전설’은 매년 가을만 되면 다시 생각이 나고
또 보고 싶은 영화로 자리매김까지 하였으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같은 해에 개봉이 된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1994)’에서 조연인 레딩(Redding-Morgan Freeman)이 주인공인 앤디 듀프레인(Andy-Tim Robbins)의 이야기를 독백의 형식으로 전해 주었듯이 이 작품에서도 인디언 원주민, 원 스탭(한번 찌름-One Stab- Gordon Tootoosis. 캐나다)이 몰락하는 ‘러드로우 가문(The Ludlows)‘의 이야기를 독백으로 들려준다.
20세기 초에 군대를 퇴역 한 후, 몬태나의 외딴 목장에 정착을 한 윌리엄 러드로우 대령(William Ludlow- Anthony Hopkins. 1937. 영국). 슬하에 세 아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을에 태어난 거칠고 강인한 성격의
둘 째, 트리스탄(Tristan- Brad Pitt. 1963. 오크라호마)을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 유학을 갔던 막내, 새뮤얼(Samual-Henry Thomas. 1971. 텍사스)이 약혼녀라고 수잔나(Susannah- Julia Ormond. 1965. 영국)를 데리고 오면서부터, 형제간의 우애에 서서히 금이 가는 애증의 갈등이 시작된다.
그리고 세계 제1차 대전의 참전과 새뮤얼의 전사(戰死)는 맏아들, 알프레드(Alfred- Aidan Quinn. 1959. 시카고)에게 수잔나와 결혼을 하게끔 만들었으나, 새뮤얼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집을 떠났었던 트리스탄이
다시 돌아오면서, 수잔나와의 관계가 원작 소설의 제목에서의 ‘폴(Fall)’이 의미하는 데로 흐르고, 또 예고편에서 강조하였던 키워드들, 열정(정욕-Passion), 배신(Betrayal), 광기(Madness), 그리고 몰락(Fall)이 다 함께 찾아온다.
"그 여인의 우아함은 식구들을 단합시켰으나, 그 여인의 정욕은 그들을 갈라놓았다.“
이 구절이 그래서 바로 이 영화의 택 라인(Tag line - 선전슬로건)인 것이다.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한 몬태나 서부가 주 무대인 이 작품은 정작 몬태나에서 
촬영을 하지 않고, 캘거리와 밴쿠버 인근의 캐나다 지방에서 촬영을 하므로서 약 2백만 달러의 예산을 절약했었다고 하는데, 수려하고 아름다운 그 경치 못지않은 오리지널 스코어(OS)의 음악 역시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젠 누가 뭐래도 중견 영화음악가가 된
제임스 호너(제임스 아너-James Honor. 1953. 미국)가 작곡을 한 장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디선가 애절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이 메인 테마(Main Theme)곡은 ‘러드로우 가문(The Ludlows)‘이란 부제가 붙었는데,
영화 제목과 같은 메인 타이틀곡은 별도(OST 앨범의 첫 번째 곡-아래 음악 있음)로 또 준비를 하였다.
20세기 영화음악사에 남을 명작의 하나로 손꼽히는 이 주제곡의 정통적 관현악 (심포니) 분위기는 한편으로는 존 배리(John Barry)가 작곡을 한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 1990)‘ 엔니오 모리꼬네가 ‘웨스턴(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이나 ‘석양의 갱들(A Fistful Of Dynamite. 1971)‘등에서 즐겨 사용한 스켓 창법의 여성 코러스를 아주 좋아하여서, 이번 영화음악(특히 OST앨범의 13번째 곡 외) 에서도 같은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 작곡가, 제임스 호너(아너)는 이 영화의 감독인 에드워드 즈윅(Edward Zwick. 1952. 시카고)과는 ‘글로리(Glory. 1989)’때부터 협력을 하던 사이로 이 영화 이후에도 ‘브레이브 하트(Braveheart. 1995)’ 나 ‘타이타닉(Titanic. 1997)’의 'My Heart Will Go On' 이 티(E.T. 1982)’에 나왔던 그 꼬마의 얼굴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막내 아들, 새뮤얼(Samuel)역의 헨리 토마스(Henry Thomas)가 자신의 약혼자인 수잔나(Susannah)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평화스러운 장면이 있는데,
노래의 제목은 '해질녘의 안개(Twilight And Mist)'로서, 비록 OST 앨범에는 수록이 되어 있지 않지만, 이 영화하면 생각이 나는 곡이 아닐 수 없는데, 제임스 호너(아너)가 작곡을 한 메인 테마(The Ludlows)의 일부분을 응용하고 있다.
가사는 저녁 무렵 숲가에서 본 소녀(메이든)의 신비로움을 찬양하고 있지만, 수잔나에게 바치는 사랑의 찬가로는 가사가 적절치 않고 또 너무 전설적이다.


또한 이 영화에서 브래드 핏(Brad Pitt. 1963. 미국)에게도 이 작품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출세작이다.
피플(People)잡지는 이 영화 개봉 후에 그를 ‘현존하는 최고의 섹시스타(Sexiest Man Alive)‘로 호칭하였지만, ‘델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 1991)’에서의 양아치 카우보이나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1992)’에서 목사님의 둘째 아들로 나왔던 전작들과는 아주 차원이 틀린 배역을 이 작품에서 차지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데, 가운데 가르마를 탄 긴 금발 머리의 그 야성적인 이미지가 너무나도 생생하게 우리들에게 각인이 되었다.
또 그런 그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트리스탄(Tristan)이라는 신화적인 이름역시 이 ‘가을의 전설’하면 브래드 핏부터 먼저 연상을 시킨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 영화 제목에서의 ‘폴(Fall)‘이란 바로 극중 마지막에서 곰의 운명을 이어받게 되는 트리스탄 자신을 의미하므로 ‘가을의 전설‘은 바로 주인공, ‘트리스탄의 전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나름대로 설명을 하기도 했었다.
기획 당시에는 탐 크루즈(Tom Cruise) 나 자니 뎁(Johnny Depp)에게 이 배역을 주려고 했었다고 하니, 역시 출세란 다 때가 있는 모양이고, 또 젊은 시절의 제임스 딘(James Dean)이 출연했었더라도 이 브래드 핏보다
결코 낳지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