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교향곡] 브루크너 / 교향곡 제2번

jubila 2023. 7. 25. 06:32

브루크너 / 교향곡 제2번




Bruckner,Symphony No.2 in C minor
브루크너 교향곡 제2번 C단조

Anton Bruckner, (1824~1896)
1. Moderato,  2. Antante: Feierlich, etwas bewegt, 
3. Scherzo: Mäßig schnell - Trio: Gleiches Tempo,  4. 
Finale: Ziemlich schnell.

Paavo Järvi, Dirigent
NDR Elbphilharmonie Orchester







브루크너가 1872년 작곡한 교향곡으로, 여러 번의 개작을 거쳐 완성하였다. 당시의 냉담한 반응과는 달리, 아름다운 선율과 극적인 구성을 지닌 독창적인 작품으로, 각 악장마다의 개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브루크너 특유의 서법인 ‘브루크너 오프닝’, ‘브루크너 휴지’ 등이 작품 속에 분명하게 나타나는 과도기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곡가로서의 불확실한 재능
 브루크너의 〈교향곡 2번〉은 〈교향곡 1번〉과 마찬가지로 c단조로 되어 있다. 그는 이 작품을 린츠에서 빈으로 이주한 1872년에 완성했는데, 이 시기에 그는 오르가니스트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작곡가로서의 재능에 대해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교향곡 1번〉의 실패로 인해 의기소침해 있는 상태였지만 〈교향곡 1번〉에 대한 평론가들의 비판을 수용하여 형식적인 일관성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과도기적 작품
 그러나 〈교향곡 2번〉의 운명 역시 순탄치 못했다. 이 작품도 초연 무대에 오르기까지 온갖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연주용 악보를 받아본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이 곡의 난이도와 길이에 겁을 먹고 연습을 거부했다. 결국 1872년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초연은 보류되었고, 브루크너의 친구 요한 헤르베크가 단원들을 설득하여 이듬해가 되어서야 가까스로 초연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이루어진 초연 무대는 냉담한 반응으로 되돌아왔다. 심지어 브루크너가 이 교향곡을 헌정하려 했던 리스트는 헌정을 거절하기까지 했다. 브루크너가 존경해 마지않았던 바그너 역시 〈교향곡 2번〉 대신 〈교향곡 3번〉을 헌정받기를 선택했다. 그리하여 이 교향곡은 아무에게도 헌정되지 않은 브루크너의 유일한 교향곡으로 남게 되었다.
 
초연에 대한 이러한 냉담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교향곡 2번〉은 아름다운 선율과 극적인 구성을 지닌 독창적인 작품이다. 각 악장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며, 악장 간의 통일성 역시 〈교향곡 1번〉에 비해 진일보한 모습이다.
 이전 교향곡보다 훨씬 규모가 확대되어 있지만, 전체적인 짜임새는 훨씬 명료해졌으며, 브루크너 특유의 서법들인 ‘브루크너 오프닝’이나 ‘브루크너 휴지부’ 같은 기법도 이 교향곡에서 분명하게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교향곡 2번〉은 브루크너가 본격적으로 교향곡 전문 작곡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도기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Bruckner: Symphony No.2 In C Minor, WAB 102 

Orchestra : 
Wiener Philharmoniker

Riccardo Muti 

 

1. Moderato
바이올린이 고요한 트레몰로로 긴장감을 자아내며 음악이 시작된다. ‘브루크너 오프닝’의 전형적인 양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짙은 현악기의 안개를 뚫고 날카롭게 울려 퍼지는 금관의 음향은 바그너의 음악을 연상케 한다. 실제로 이 부분의 선율은 바그너의 오페라 〈리엔치〉에서 사용된 선율과 유사하다. 바그너에게 이 교향곡을 헌정할 것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아 의도적으로 인용했던 것 같다. 모든 악기가 일제히 침묵을 지킨 뒤 2주제로 이어지는 ‘브루크너 휴지부’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 휴지부의 인상이 너무나 극적이어서, 〈교향곡 2번〉은 ‘휴지 교향곡’(Symphony of General pauses) 혹은 ‘쉼표 교향곡’(Symphony of Pauses)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2. Antante: Feierlich, etwas bewegt
론도 형식의 이 악장은 숭고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브루크너는 자신의 〈미사 3번 f단조〉의 선율을 인용하여 이러한 종교적인 분위기를 강조하였다. 초판본에서는 트롬본을 한 대 더 첨가하여 트롬본 4대로 연주하고 있지만, 개정판에서는 전통적인 2관 편성에 따라 트롬본을 3대만 사용하고 있다.

 

 

 

3. Scherzo: Mäßig schnell - Trio: Gleiches Tempo
초판본에서는 2악장에 배치되어 있는 스케르초 악장이 개정판에서는 전통적인 형식에 따라 3악장으로 배치되었다. 개정판에서는 이 악장이 두 번째로 배치되어 있다.

 

 

 

4. Finale: Ziemlich schnell
역동적이면서도 장엄한 피날레 악장은 금관 성부를 부각시킴으로써 그 웅장함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 악장에서도 브루크너는 자신의 곡인 〈미사 3번 f단조〉에서 선율을 인용하여 숭고하고 웅장한 마무리를 연출하였다.

 

 

 





바그너 오페라 리엔치〉 4막의 한 장면
브루크너는 바그너에게 헌정할 것을 염두하고 리엔치의 일부 선율을 인용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