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Baroque

[간주곡] 브람스 3개의 간주곡

jubila 2023. 11. 28. 00:54

브람스 3개의 간주곡




Brahms 3 Intermezzi Op.117
브람스 3개의 간주곡

Johannes Brahms, (1833-1897, 독일)
Brahms: 3 Intermezzi op. 117

Cordelia Williams, piano












<3개의 간주곡(3 Intermezzi Op.117)>은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가 1892년에 완성한 피아노 독주곡이다. 제1곡의 초연은 1893년 1월 30일 런던에서 파니 데이비스의 독주로 이뤄졌다. 제2곡은 1893년 1월 30일 빈에서 이그나츠 브뤌의 독주로 이뤄졌고, 제3곡은 1893년 11월 27일 함부르크에서 율리우스 슈펜겔의 독주로 이뤄졌다. 



브람스 말년의 쓸쓸함과 고독함이 묻어나는 사색적인 3개의 간주곡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단순하고 분명한 화성을 사용하고 3곡 모두 템포가 느려 브람스 전성기의 웅장하고 거친 사운드와는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쓸쓸함을 위하여. 1890년 이후 브람스의 절친한 친구와 후원자들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1892년 브람스의 피아노 학생이자 든든한 후원자였던 엘리자베스 폰 헤르초겐베르크(Elisabeth von Herzogenberg) 부인이 4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떴고, 1894년 브람스와 우정을 나눈 독일 리트 가수 슈피스(Hermine Spies) 또한 36세의 어린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다. 이 뿐 아니라 외과의사 빌로스, 신학자 슈피타 등 브람스와 돈독한 우정을 나눈 친구들이 몇 달 새 모두 세상을 떠나면서 브람스도 자신의 나이를 인식하게 되었다. 
이렇게 이별과 아픔, 쓸쓸함과 고뇌를 경험하던 시기에 〈3개의 간주곡〉 op.117이 작곡되었다. 그의 마음을 반증하듯 하나같이 사색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3개의 간주곡은 브람스의 쓸쓸함뿐만 아니라 말년에 거장의 반열에 오른 한 음악가의 성숙한 삶과 회한의 깊이를 보여준다.

브람스의 아버지는 함부르크의 작은 경음악단에서 일하는 가난한 콘트라베이스 주자였다.
조숙하고 겸손한 사람이었던 브람스는 선술집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생계를 꾸려갔다. 1853년 헝가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레메니와 연주여행에 나선 그는 하노버에서 요아힘을 만나 삶의 전기를 맞게 된다.
요아힘이 그에게 슈만 부부를 소개해준 것이다. 슈만 부부에게 재능을 
인정받은 브람스는 본격적으로 작곡가의 길을 걷게되었다. 리페-데트몰트의 작은 궁정에서 합창 지휘자로 3년간 지내면서 피아노와 작곡 수업을 계속한 그는 1868년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작곡한 <독일 레퀴엠>을 발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빈에 정착하게 된 브람스는 1872년부터 1875년까지 빈 악우회의 음악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1896년 평생을 두고 사모해온 클라라 슈만이 세상을 떠나자 점점 쇠약해져가던 브람스는 이듬해 4월 빈에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고향 함부르크에선 모든 배들이 반기를 게양했다고 한다.
브람스는 
표제음악이나 오페라에 심한 적대감을 가졌으며 바그너가 주도한 신독일학파에 강력히 반대했다.
고전적 전통에 입각한 낭만적 이념으로 절대음악을 구축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대담한 화성과 강렬한 표현의 면에선 급진주의자였으나, 전통 악식부터 심지어 고대 악식까지 채용하며 음악의 형식미를 견고히 하려한 점에 있어선 보수주의자였다. 그가 작곡한 많은 성악곡과 실내악곡들도 사랑받고 있지만 4개의 교향곡과 4개의 협주곡(1개의 바이올린 협주곡, 2개의 피아노 협주곡, 1개의 이중협주곡)은 특히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Brahms 3 Intermezzi Op.117

 

No.1,  E-Flat Major.  스코틀랜드의 자장가 1번 간주곡
1번 간주곡은 독일 낭만파 시인인 헤르더의 시 〈안 보스웰 부인의 탄식의 노래〉(Lady Anne Bothwell's Lament)의 첫 2행이 인용되어 있다. '순하게 잠들어라 우리 아기, 잠들어라, 순하고 아름답게! 나는 네가 우는 것이 참을 수 없도록 괴롭다.'라는 내용의 시인데, 원래는 스코틀랜드의 자장가라고 한다. 이 간주곡은 자장가에 걸맞게 6/8박자에, 빠르기는 안단테(Andante, 느리게)이다. 조용히 파도가 넘실대는 듯이 6/8박자의 안정적인 리듬을 연주하여 자장가의 분위기를 만든다. A-B-A'의 3부분 형식으로 B부분에서는 e♭단조로 전조하여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노래를 부르다가 다시 A로 돌아와 마무리한다.
Vassily Primakov plays 

 

 

 

No.2, B-Flat Minor.  쓸쓸함의 자장가 2번 간주곡
 2번 b♭단조는 짧은 소나타 형식의 작품이다. 처음 32분음표로 나오는 1주제 선율이 30마디 뒤에 코드로 제2주제를 진행할 때 다시 등장한다. 소나타의 발전부라고 할 수 있는 중간 부분에서는 아르페지오로 화성을 펼치고 장식을 덧붙이면서 계속 변주하고 발전을 거듭한다. 다시 재현부로 돌아와 변형된 주제 선율을 노래하며 끝난다.
Grigory Sokolov.  Piano

 

 

 

No.3, C-sharp minor, Andante con moto.  고뇌의 자장가 3번 간주곡
브람스는 친구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 간주곡을 '나의 고뇌의 자장가'라고 하였다. 세 간주곡 중에 가장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하는 c#단조의 3번 간주곡은 ‘고뇌’가 어울리는 음산하고 섬뜩한 옥타브 구성의 반주로 곡을 시작한다. 이 작품도 1번 간주곡처럼 A-B-A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B부분은 부점 리듬을 많이 사용하고 양손에서 리듬을 계속 엇갈리게 연주하여 긴장을 고조시키고 작품을 클라이맥스로 이끈다. 고뇌를 벗어나려는 듯한 선율도 잠시 다시 A부분으로 돌아와 조심스럽게 첫 주제 선율을 연주하며 마친다.
Yuja Wang. P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