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옥상에서

2016년 7월 16일 오후 12:19

jubila 2016. 7. 16. 12:52

JY아,

오늘은 계속해서 내리는 장마비가 무더위를 기분좋게 씼어주고 있구나,
요즘은 점점 망가지고 있는 육신의 변화가 계속해서 느껴지는 매일을 보내고 있단다.

열악한 (남들 보기에는) 이곳으로 온지도 이제 2개월이 다 되가고 있구나.
어디서나 씩씩한 나지만 공동체의 환경의 굴래에선 제약을 받을수 밖에 없다는 것을 실감한단다.

어제,
내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아 냈는지 동생녀석 두놈이 찾아 왔단다.
그때 나는 빵꾸난 양말을 흐릿한 눈으로 꿔매고 있었단다.

그놈들 열악한 환경을 보고 놀라고,
또 내가 빵꾸난 양말을 꿰매고 있는 것을 보더니 한심하게 처다보는 것 아니겠니,

"형님 정말 궁상맞게 지금 무엇을 하시는 겁니까?"
"그까짓 양말 몇 푼이나 한다고,,, 저희가 양말 한 다발 사다 드릴께요. 다 버리세요."

하기에,
"미친놈들, 네놈들이 뭘 모르는 놈들이구나.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아느냐, 야, 임마 이렇게 양말을 꿰메고 있노라면
그 옛날, 양말속에 전구를 넣고 한바늘 한바늘 정성껏 양말을 꿰메시던 어머님의 얼굴을 볼수 있단다.
평소에 잊고 있었던 어머님의 얼굴!
이 양말을 꿰메면서 그 그리운 어머니를 볼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그것은 돈으로 따질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이란다,"

그러자, 동생놈들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말도 못했단다.

모두가 미친듯이 살아가는 지금의 세상!
하지만,
그 속에서도 소중함과 아름다운 것은 얼마던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단다.

이렇게 어제 나는 양말을 꿰매며 당신이 그리도 좋아 했던 어머니를 볼수 있었고 또 반가운 당신도 만날수 있었단다.

비는 지금도 계속 부슬부슬 내리고 있단다.

나,
계속해서 지켜봐 주고 또 지켜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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