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옥상에서

2018년 10월 2일 오전 12:09

jubila 2018. 10. 2. 00:10

JY야


 아침에 산책을 나가면 추석보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서쪽 하늘엔 조금 뚱뚱한 하현달이 집으로 들어가지 싫은지 밝은 하늘에서 결사적으로 게으름을 피우고 있구나.


요즘 나는 나약해진 내 모습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단다.
추석 보름 전쯤에는 수년 동안 나를 괴롭힌 당뇨 망막증이 이제 그놈의 위력을 보이면서 오른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어 그간 이곳 복지관의 많은 모임도 선생님들에게 죄스럽고 미안 했지만 모든 활동을 정리하였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좌측 뒷머리가 계속되는 통증으로 나를 못살게 굴었단다.
오른쪽 눈이 말썽을 부려도
“그래, 두 눈이 안 보이는 사람도 있는데“ 하면서 갑자기 나빠진 시야를 적응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데 머리까지 속을 썩이니 정말 그 고통은 평생을 무서움 없이 살아온 나에게 두려움까지 주더구나,
더구나
얼마 전 이웃에 오빠, 오빠 하던 동생이 머리 통증에 머리 수술을 받고 왔기에 더 신경이,,,,,

그래서 내가 다니던 병원에 신경과 예약이 10월16일로 되어 있어서 당겨 보려니 그 교수의 환자가 너무 많아 당겨지지가 않아 겨우 10월4일로 변경하였는데 너무 통증이 심하여 예전 동네의 안과를 가는 길에 그 옆에 내과에 가서 증상을 예기하고 진통제를 달라고 하니 예전부터 나를 잘 아는 그 의사는 지금 증상이 심각하니 인근 종합병원에 소견서를 써 줄 테니 우리 간호사하고 가서 검사를 하고 빨리 조치를 하라고 해서 “그냥 진통제를 처방해 달라,” “안 된다” 하며 서로 싱강이 하다 겨우 진통제를 받아 나왔단다.

이후 진통제를 먹으면 몇 시간 겨우 통증이 가라 앉아 하루하루를 견디며 금년 여름에 합장이 불가능 한 기념 묘역에 기적처럼 합장을 해드린 아버님, 어머님 산소에 가서 마지막일지도 모를 단장을 하여 드리고 연휴동안엔 그 동안 생각 했던 그지 같이 한심한 정부에 보내는 건의서를 작성하여 보내고 나자,


“이제 할 일을 다 했구나” 라고 생각 했을 때 무언가 내 머리를 꽝 때리는 게 아니겠니?

"내가  왜 이리 한심하고 나약해 졌지?"
“그동안 수없이 다치고 수술받고 하여도 진통제라고는 먹어보지 않았던 내가 이게 무슨 꼴이야!”

그러면서,
이곳 공원에 있는 역기가 있는데 역기 대에 누워 역기를 들면 마지막엔 항상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고통이 있는 것이 생각나,


그래, 이열치열이라고 했으니 머리가 깨지도록 아프니, 그럼 머리가 터지도록 역기를 들자!

"그럼, 어느 것이 이기든 이기겠지!"
라고 생각하고, 진통제 통은 던져버리고,
그날부터 아침에 나가 이를 악물고 역기를 들기 시작 했단다.
(경추수술 당시 의사가 내가 운동을 많이 하는 걸 알고 목에 힘이 들어가면 목의 볼트가 빠질 수 있으니 앞으로 역기는 들지 말라고 했는데,,,)


"도", 아님, "모"식으로 머리가 터지도록 역기를 들기 시작 한지 1주일 뒤부터 신기하게도 머리 통증이 잦아들더니 오늘은 전혀 머리가 아프지 않은 게 아니겠니.
거침없이 무식한 내방식이 통하는 걸까?
아직까진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이제 이렇게 아프지 않으면  모래 병원에 가면 뭐라고 그러지?
처음부터 사실대로 얘기하면, 또 이것저것 검사에 때로는 입원신세까지,,,,
계속 아프지 않으면 그것이 또 고민이네,,,

크,,,
이게 다행인지 뭔지 모르겠구나. 흐흐흐,,,
JY아 내가 어찌하면 좋겠니?

여하튼 이번 추석 전후에는 이렇게 끔찍하게 보냈었단다.
주위에  사람들이 걱정도 많이 해 주었는데,,,

안녕~~~~




유태인들이 영국의 수용소에서 "영광의 탈출(Exodus)"을 한 것처럼

나도 아픈 머리통에서 탈출을~~~ ㅋㅋ

 The Exodus Song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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